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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가 매각 작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성의 성향을 나타내는 노조는 해외 업체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중국, 미국 등 해외 영업망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오는 9월 금호타이어 매각공고를 내고 예비입찰은 11월 중순, 본입찰은 내년 1월 말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까지 주요 인수 후보로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인수 후보 대부분이 해외 업체여서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강성 노조가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노조 리스크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호타이어의 기술력과 품질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점과 미국 및 중국 등에서 잘 갖춰진 영업망이 노조 리스크를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가치가 높다는 이유에서다.금호타이어는 광주·곡성·평택 등 국내 3개와 난징·톈진·창춘 등 중국 4개, 미국과 베트남에 2개 등 총 9개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수전에 뛰어드는 해외 업체에겐 금호타이어 노조는 분명히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금호타이어가 중국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에서는 타이어 산업은 공급 과잉 산업으로 분류돼 있어 새 공장 설립을 제한하고 있다"라며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기존의 중국 공장을 인수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금호타이어는 노조 리스크를 상쇄할 만큼의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설명했다.시장상황을 따져 봤을 때 금호타이어 중국 공장은 해외 업체들에게 노조 리스크를 충분히 안고 갈 정도의 매력적인 기업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공장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고, 지난 5월 미국공장도 본격 가동되면서 해외 업체들에겐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라며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노조 리스크는 인수 시 고려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외 공장만 분리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대부분의 인수 후보들이 중국과 미국의 영업망에 매력을 느껴 인수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공장만 분리 매각하게 되면 한국 공장 처분에는 난항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채권단에서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인수 후보들에게 한국 공장은 노조 리스크를 안고 갈 만큼 매력있는 매물은 아니다. 한국 공장에서 수출하는 시장이 인수 후보군의 기존 시장과 겹쳐 간섭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분할 매각을 하게 되면 국내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마땅한 해법이 없기 때문에 이 방안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