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서 근무하는 수신호 담당 안전문제 심각… 백화점 "근무시간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
  • ▲ 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진범용 기자
    ▲ 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진범용 기자


    전국이 폭염으로 들끓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주차장 아르바이트생들은 뜨거운 햇살 아래서 맨몸으로 더위와 맞서며 근무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찾아온 이른 더위로 평균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등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도 백화점 주차장 아르바이트생들은 매일 같은 업무량을 채우고 있다. 특히 차가 다니는 도로 위에서 근무해야 하는 수신호 담당 시간 안전문제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기온이 최고조에 이르는 오후 12시부터 5시 사이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지만, 이들 아르바이트생들은 예외다.  

    지하주차장 관리와 수신호 등을 로테이션으로 돌아야 하는 주차장 아르바이트의 특성상 해당 시간에 수신호를 맡게 되면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 

    A백화점 주차관리 아르바이트생은 "정말 덥네요. 평일에는 그나마 교통량이 많지 않아 쉴 수 있지만, 주말에는 거의 땡볕에서 계속 서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라며 고충을 털어놨다.

    B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수신호 아르바이트생들도 무더위에 장사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아르바이트 생은  "바쁘고 더워요. 주말에 교통량이 몰리면 차 열기까지 더해져 찜닭이 되는 느낌이에요"라며 "입고 있는 옷이 가장 더워요. 벗고 편안하게 일했으면 좋겠지만 어쩔수 없죠"라고 말했다. 

    이러한 백화점 주차장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충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모든 백화점에서 공통으로 일어나고 있다.

    백화점들은 주차장 아르바이트생들을 위해 휴게실에 냉방 장비를 확충하는 등 안전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근무환경 및 근무복장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A백화점 관계자는 "휴게실에 시원한 음료를 배치하고 근무 중에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하고 있다"라며 "만약에 사태를 대비해 포도당도 휴게실에 준비해 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주차관리 아르바이트생들은 용역업체에서 근무하고 있어 업무시간 변경 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아르바이트생들이 최대한 시원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백화점 역시 "유니폼이 덥다고 평상복을 입고 주차안내를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시원한 소재를 채택해 만든 옷이니만큼 옷 때문에 덥다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근무시간 시간 역시 B백화점의 경우 기존 1시간 근무 1시간 휴식에서 30분 근무 30분 휴식으로 변경하는 등 안전문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차장관리가 기온변화에 민감하고 힘든 업종인 만큼, 백화점에서 보다 아르바이트생들의 건강문제에 신경 써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백화점 주차장 아르바이트를 4년 동안 해왔다는 이모 씨(29)는 "백화점 아르바이트는 장시간 야외에서 근무해야 하기 때문에 날씨에 영향을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본사인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의 복지에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