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백신 가짓수 늘리고 혈액제제 공장 설립 등으로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 30%까지 끌어 올릴 계획
  • ▲ 허일섭 녹십자 대표.ⓒ뉴시스
    ▲ 허일섭 녹십자 대표.ⓒ뉴시스

대한민국 대표 '백신명가' 녹십자가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해 했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제품 생산과 품질관리를 선진국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 글로벌 기준에 맞출 수 있도록 개발, 영업, 마케팅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녹십자는 2009년부터 자사 주요 품목인 백신과 혈액제제를 해외 수출하기 위해 해외 법인·공장 등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의 토대를 마련해 왔다. 그 결과 2014년 국내제약사 중 처음으로 의약품 수출 실적이 2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5년엔 전년보다 27% 늘어난 2054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총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 목표도 전년대비 10% 늘려잡았다. 녹십자의 주요사업인 백신과 혈액제제 부문 올 2분기 매출 규모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 9%씩 증가했다. 

올해 해외 사업 매출 비중이 20%를 넘어선데 이어 2019년엔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09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독감백신을 개발한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아시아 제약사 최초 안전성을 입증받는 등 세계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7여년 동안 국내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쌓인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WHO와 400억원 규모의 백신 수출 계약을 수주했다. 중남미 독감 백신 입찰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수두백신도 지난 2015년 WHO에 입찰해 8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며 "'4가독감백신' 등 수출 품목을 넓혀 시장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 녹십자 전경.ⓒ녹십자
    ▲ 녹십자 전경.ⓒ녹십자
  • 녹십자는 높은 수익률을 견인하기 위해 북미 혈액제제 시장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세계 혈액제제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11%씩 성장해 25조5000억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규모 평균 성장률이 4~7%인 것을 감안했을 때 급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북미 혈액제제 시장은 4조5000억원 정도 규모로, 가격도 국내보다 4 배 높아 시장성도 좋다. 

    녹십자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혈액제제 생산에 있어 강점을 갖고 있는 이유는 생산시설 및 제조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혈액제제를 생산하려면 제조 시설 초기 증축 비용이 수익 대비 많이 소요되고 고도의 운영경험이 필요하므로 타사 진입이 어렵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0년부터 미국과 캐나다에 현지 법인·혈액원을 설립하고 생산시설을 완비했다"며 "2020년까지 미국 내 혈액원을 30곳으로 늘려 원료 혈장을 연간 100만 리터 이상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