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수익성 악화 가져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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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또 다시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에 칼을 뽑았다. ELS 발행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발행 총량 규제가 핵심이다.

    반면 지난해 홍콩 H지수 쇼크 이후로 당국이 끊임없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ELS 발행에 대한 견제와 장벽을 높이고 있어 증권가에서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ELS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르면 9월말 발표될 전망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린 8월 금융개혁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위험성이 높은 파생결합증권이 일반 투자자들에게 무분별하게 판매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겠다"며 파생상품에 대한 쏠림현상을 막고 시장안정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방침은 H지수 등 기초자산의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ELS 투자자 손실이 불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의 손실도 우려할 만큼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메세지가 나온다.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대부분이 ELS 헤지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어닝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실적발표를 앞둔 증권사들도 ELS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도 증권사의 ELS 판매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조치는 그동안 ELS 발행에 대해 강제적인 조치는 없었고, 계획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던 금융당국이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EL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동안 금감원 등은 ELS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 "판단은 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의 몫이고, 금융당국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직접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


    반면 내달부터 ELS 발행에 대한 총량규제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증권업계에 대한 ELS 규제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당국의 ELS 규제로 안정성 확보라는 긍정적인 전망 보다는 수익성 악화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최근 ELS 부문에서 손실이 발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증권사별로 수익 기여도가 큰 시장이 막힌다는 것 자체가 손실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ELS의 판매 수수료만 연간 500억~600억원 수준이고, 채권과 환매조건부채권(RP) 판매를 통한 추가 이익도 만만치 않은데 이 부분을 규제할 경우 판매수익과 운용수익 감소로 전체 이익의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이 ELS는 변동성이 클수록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구조를 간과하고 투자자 보호 등 위험을 줄이는 측면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LS의 우려를 시장에 가져온 H지수와 관련해서도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가 허용되는 선강퉁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무작정 발행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주도로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부침을 겪고 있는데 고객유치와 수익성 증대를 위해서는 ELS시장 활성화가 방안"이라며 "가장 큰 시장이자 기회인 H지수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