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부실 관리 등 문제 지적 제도 개선 논의 중업계 "폐지 이전 입장 조심스럽지만, 기대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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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엘리베이터 업계가 국민안전처의 승강기 유지 보수 관련 '최저가입찰제 폐지'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제도가 폐지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등은 수혜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안전처는 한 달에 100원 등 비상식적인 입찰을 부추기는 승강기 유지·보수 관련 최저가입찰제 폐지와 새로운 대처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국민안전처는 입찰을 따내기 위해 상식 밖의 낮은 가격으로 경쟁하고, 이후 부실 관리로 인해 사고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업계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안전처가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엘리베이터 사고를 분석한 결과, 총 319건의 사고 가운데 56건이 부실 관리로 인한 사고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최저가입찰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내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최저가입찰제로 인해 영세업자들을 중심으로 저가 입찰이 만연하고 있다"며 "이들은 입찰 이후 부품값을 올려 받거나 부실한 유지보수를 진행하는 등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지 및 보수 부분은 안전성과 직결되는 사항인 만큼,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의 최저가입찰제를 따라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민안전처의 최저가입찰제도 폐지 논의에 따라 향후 국내 엘리베이터 유지·보수 시장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엘리베이터 업계를 이끌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유지 보수 시장에서도 1~3위를 차지하며 경쟁하고 있다.

    국내 누적 엘리베이터 설치대수는 57만대다. 이 중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관리 대수는 약 12만2600대로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는 10만3000대 수준이며,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는 7만대로 뒤를 추격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유지관리업체는 국내 총 800여 곳이며, 이 중 50% 이상이 영세업체들에 해당한다. 이런 가운데 최저가입찰제가 폐지될 경우, 대형사들의 유지보수 점유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저가입찰제 폐지 소식에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오티스엘리베이터 측은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폐지 관련해서는 안전처에서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다.

    반면 오티스엘리베이터 코리아 관계자는 "'안전'은 그 무엇보다 앞선 가치"라며 "승강기는 작은 부실이나 실수로도 치명적인 사고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안전기준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국민안전처의 유지보수업체 선정 기준 강화는 '국민의 안전'이라는 국가적 아젠다(Agenda)와 발맞춰 가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기준들이 지속적으로 강화돼 공공의 안전이 확보되면서 동시에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궁극적으로 승강기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 폐지에 대해 업체들이 적극적인 입장을 표출하지 못하는 것은, 최저가입찰제 폐지에 따른 영세업자들의 경쟁력 축소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해당 제도의 폐지가 확정된 것이 아니고, 제도 폐지에 따른 영세업자들의 일거리 감소 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며 "국민안전처에서 제도 폐지 확정 및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기까지 업체들은 다소 입장 표명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