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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최근 모바일 대리운전앱 '카카오드라이버'에 새로운 요금 방식인 '요금 직접 입력' 방식을 추가 도입했지만, 현장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요금 직접 입력' 방식은 지불하고자 하는 요금을 이용자가 말그대로 직접 입력하고 기사를 호출하는 방식인데, 이는 기사들과 가격 흥정을 해온 그간의 대리운전 서비스와 별반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대리기사들에 대한 혜택이 소비자 편의성 제고보다 상위개념이 될 수 없는 만큼, '요금 직접 입력' 방식을 폐지해야 한단 지적이다.
24일 카카오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는 기존 카카오드라이버의 앱미터기 요금 방식에 이어 '요금 직접 입력' 기능을 추가 도입했다.
이용방법은 카카오드라이버를 실행해 목적지를 입력 후 '앱미터기'와 '요금 직접 입력' 중 원하는 요금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요금 직접 입력을 선택할 경우 지불하고자 하는 요금을 입력해 호출을 보내면 된다.
기사회원은 이용자가 제시한 요금을 보고 호출 수락 여부를 판단한다.
카카오 측은 "목적지 위치, 대중교통 유무, 이용 시간대 등 대리운전 운행 시 고려되는 다양한 변수를 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와 기사간 더 많은 연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에대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요금 직접 입력'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부르는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기사회원은 언제든 호출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서울-수원'간 대리운전 기사 호출시 2만5000원을 써낸 사람보다 3만원을 써낸 사람에게 호출을 수락할 가능성이 더 커, '이용자-대리기사'간 가격 흥정을 해온 기존 대리운전 서비스와 다를게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이 같은 가격 흥정을 없애고자 출시 때부터 앱미터기 요금 방식을 채택했는데, '요금 직접 입력'을 추가 도입한 것은 카카오드라이버 탄생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이모(30)씨는 "출시 한 달여만에 '지역별 앱미터기 요금 차등적용'을 시행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 이 같은 '요금 직접 입력' 방식을 추가 채택한 것은 소비자들의 불편·불만만 가중시키는지 행위"라며 "'요금 직접 입력'방식은 당초 이용자들의 원활한 운전 기사 수급을 위해 만들어진 '카카오드라이버'의 탄생 취지와 맞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업계는 최근 대리기사 회원들의 '금전적 혜택이 미비하다'는 반발을 의식해 카카오가 소비자 편의를 뒷전으로 여긴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국대리기사협회 등 여러 대리기사 관련 단체에서 카카오의 20% 수수료 정책의 금전적 혜택이 적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요구한 바 있다"며 "이를 의식해 카카오가 이번 '요금 직접 입력'방식을 추가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리기사들에 대한 혜택이 소비자 편의성 제고보다 상위개념이 될 수 없는 만큼, 기사들의 '호출 거부' 선택권이 넓어진 '요금 직접 입력' 방식을 폐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리기사들이 부르는게 값'인 카카오드라이버로 변질돼 이용자들의 불편함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