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자기자본 4조 충원, 하이-연내 매각…양사 니즈 충족관건은 구조조정 의식한 하이투자證 노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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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에 회사 매각을 제안했고,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M&A(인수합병)시장에 나온 이후 새 주인 후보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해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한국투자증권 관계자와 잇따라 접촉해 매각과 관련한 득실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구안으로 M&A(인수합병)시장에 나왔지만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보이는 곳이 없었다.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이 국내 금융권은 물론 중국과 일본 금융사와 사모펀드 등에 티저레터(매각제안서)를 보냈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인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이 자체적으로 회사 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한국투자증권 측에 인수를 먼저 제안했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현재 적극적으로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모회사의 자구안으로 M&A 시장에 나왔기 때문에 매각작업은 특별한 절차 없이 수의계약, 프라이빗 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인수대상을 자체적으로 물색하고 인수 희망자와 회사 매각을 논의할 수 있는 것.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역시 자기자본 4조원을 넘는 증권사에 1년 이내 만기 어음의 발행 업무를 허용하는 초대형 IB 육성방안이 발표된 이달 초 부터 본격적으로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을 세웠고, 이 과정에서 우리회사(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신중히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7000억원 수준으로 3조3000억원 수준인 한국투자증권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 쉽게 자기자본 4조원을 맞출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도 조속히 M&A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이고, 한국투자증권 역시 자기자본 4조원 확충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양사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매각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보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의 몸값은 5000~60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투자증권은 5000~6000억원을 들여 자기자본을 7000억원 늘릴 수 있는 셈이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전일(5일) "한국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및 유상증자 등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하며 M&A추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하이투자증권이 매수자를 쉽게 구하지 못하고 있고, 적정가격 논란이 지속돼 매각가격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양측의 매각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면 구조조정 등 민감한 이슈가 떠오른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온 역사는 없지만 과거 동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이 합병하면서 한국투자신탁 출신 직원 상당수가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는 점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각 부문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맨파워를 갖춘 대형사가 중소형사를 인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고용보장에 대한 부분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확충 등을 위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검토한다는 공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하이투자증권과 자기자본 4조원을 맞추려는 한국투자증권 양사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업계 내에서 노조의 입김이 거센편인 하이투자증권 직원들의 반발을 최소화 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측은 "현재 자기자본 4조원에 따른 신규업무가 수익성 측면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 증자했을 때 ROE 영향이 얼마나 미칠지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하이투자증권 딜 성사 전제 검토에 대한 부분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투자증권이 부산, 울산,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회사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보유 중인 BNK금융그룹에서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BNK금융 측은 증권사 인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