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 선박과 선원 동원해 군수품 및 전략물자·병력 수송"국가 안보 차원에서 2개 이상의 국적 선사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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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연합뉴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인해 국적 해운 선사의 파산이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단순히 한 기업이 아닌 국가 비상시 동원되는 국적 선사이기 때문에 안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적선사는 국가 비상사태 발생시 선박과 선원을 동원해 군수품 및 전략물자, 병력을 수송하는 '제4군'의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한진해운은 국내 1위 선사로써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평시에는 에너지 등 전략물자를 수송한다. 전시에는 군수품과 병력을 나르는 점을 들어 사업 존속과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업의 중요성은 유사시 전시 병력 및 군수품 등 전시 화물의 운송을 책임진다는 데서 비롯된다.

이번 해운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선주협회 조봉기 상무는 "한진해운은 개별 회사의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위급한 상황에서 국적선사의 중요성은 더욱 더 절실할 것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동성을 공급해 정상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려대학교 해상법연구센터장 김이순 교수도 "정부가 해운업에 대해서 금융 논리로 접근하기 보다는 국가 안보적인 차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적 해운 선사의 파산, 또는 외국 선사에 넘기게 되면 우리나라는 운송과 운임의 결정권을 모두 내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국가 안보 차원에서 2개 이상의 국적 선사를 유지함으로써 단일 선사 의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국적 선사의 선박과 선원을 동원해 군수품 및 전략물자, 병력을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약 50척의 국가필수선대를 지정운영하고 있다. 

해운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운송 규모 중 해상 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압도적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2014년 8억9210만톤에 해당하는 전체 국내 수출입 화물 중 8억8960만톤(99.7%)을 선박으로 운송했다.

또한 원자력발전에 사용되는 연료봉과 부품, 원유, 연료탄, LNG(액화천연가스) 등과 같은 전략물자 운송은 100%가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국가 기간망 구축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는 해운업이 국가기간산업임을 강조하고, 관련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