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변화하겠다"
-
롯데그룹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검찰의 롯데 수사 착수 103일 만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소환됐다.신동빈 회장은 20일 오전 9시 30분 검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경직되고 굳은 표정으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신 회장은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가기 전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다"고 짤게 말했다. 또 신 회장은 롯데건설 비자금 조성 지시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이날 많은 취재진이 신 회장의 소환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검찰청에 몰려들었고, 일본 취재진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일본 내에서도 그만큼 신 회장의 검찰 조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이번 소환 조사로 검찰의 롯데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신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롯데 계열사 유상증자 과정에 관여해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 친인척 기업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한 후 별다른 활동 없이 해마다 100억 원대 급여를 받는 등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신 회장을 상대로 롯데건설이 3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검찰이 파악한 신 회장의 전체 횡령과 배임 규모는 2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검찰은 미래부에 대한 채널 재승인 심사 당시 로비를 한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을 재소환했다. 신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처벌 수위를 일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가 일본에 체류하며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검찰 조사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최근 일련의 일들로 롯데를 사랑해주는 여러분께 심려끼쳐 죄송하다"며 "롯데의 미래 역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이어 "이번 사태를 통해 보다 신뢰받고 정직한 롯데가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변화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