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파업 참여 인원 1만8000여명 집계금노 "하루 전 은행 곳곳서 불참 강요"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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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는 23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개최했다. ⓒ 뉴데일리경제
23일 은행 총파업으로 인한 금융대란은 없었다. 영업점은 정상 운영됐고, 일부 은행만 파업에 참여한 반쪽짜리 총파업에 머물렀다.
◇총파업 참가율,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15%에 그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금융노조 총파업 참여 규모는 약 1만8000여명으로 집계된다.
앞서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기업은행을 포함한 총 15개 은행에서 약 3만여명의 조합원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날 열린 파업 현장에 가장 많이 참석한 곳은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지부에 불과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지부에서 각각 4000여명, 3700여명이 참석했고, 약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던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대규모 인력을 보유한 시중은행들은 총파업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서는 금융노조 총파업 참가율은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약 1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 본점·퇴직·관리자 인력 투입…은행권 총파업 대비 '철저'
이날 은행 영업 현장에서도 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시중은행에서는 대다수 직원들이 정상 영업 중이었고, 고객들도 큰 불편함없이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영업점 출입문에 '정상 영업 안내문'을 부착했고, 신규 대출이나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는 은행 업무는 고객에게 사전 안내를 하는 등 정상 영업 준비를 철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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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금융노조 총파업이 열린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 현황. ⓒ 뉴데일리경제
총파업 참여 인원이 많은 농협은행과 외국계 은행들도 이미 대체인력을 확보해 영업 차질을 빚지 않았다. 본점 인력과 퇴직 인력, 그리고 관리자급 인력까지 최대한 투입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총파업 참가율이 50%가 되도 정상 운영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이 이미 마련돼있는데, 이번 총파업 참가율이 적은 만큼 별다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서 파업 불참 강요 등 불협화음
이번 은행권 총파업이 미풍에 그친 이유는 4대 시중은행의 참여율이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부 은행에선 파업 하루 전 지점장이 파업에 불참하라는 반강요 행위도 속속 귀에 들려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파업 참여 시 휴가등록 후 참가하라는 지침이다. 이 때문에 이날 모인 조합원 대부분은 월차 또는 반차를 사용하고 참여한 직원이 대다수였다.
이미 각 은행 인사부에선 휴가 미등록 후 참여할 경우 무단결근 처리하겠다고 통보한 만큼 조합원들이 적지 않은 동요를 느꼈다는 후문이다.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에선 파업 불참 인원을 내부적으로 정해놓고 퇴근 전까지 확답을 받는 식으로 직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파업 불참 비율을 정해놓고 퇴근까지 막으며 강요하는 비상식적 작태는 중대한 인권침해이자 불법"이라며 "특히 기업은행 경영진들의 총파업 방해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