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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의 9.23 총파업이 최대 규모의 총파업투쟁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1일 임시 전국대위원대회를 열고 하반기 총력투쟁계획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날 금융노조 대의원들은 전 조합원의 90% 이상, 휴직자 제외한 조합원 전체가 파업에 참여키로 하는 등 전국 10만 금융노동자가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결 장소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이다.
관람석만 6만6704석인 상암경기장에 전 조합원에 집결할 경우 운동장까지 빼곡이 은행원으로 채워지게 된다.
즉, 모든 은행을 포함해 대부분의 금융공기업과 유관기관까지 9월 23일 하루 금융산업 전체가 멈추는 전면 총파업이 현실화된 것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번 상암경기장을 선정하면서 절대 보여주기식 파업이 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문호 위원장도 이날 “9.23 총파업은 1차적으로는 10만 금융노동자를 해고연봉제에서 지켜내기 위한 투쟁”이라며 “뭉쳐야 이긴다는 단순한 신념 아래 총력 총파업투쟁을 결의해 준 대의원 및 조합원의 의지를 모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총파업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금융노조는 ‘조합원 참여’를 위해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금융공기업 등 금융노조 지부들은 조합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전국 분회를 순방 중이다.
특히 총파업 장소 집결수단 확보와 당일 경영진의 방해공작 차단 방안 등 총파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한 세부 지원방안 마련에도 나섰다.
이번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발단이다.
여기에 최근 은행연합회 중심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사실상 해체하면서 금융노조와 대화를 끊어버린 게 기름을 부었다.
결국 23일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볼 수밖에 없다.
금융노조는 9월 총파업 이후에도 10월 2, 3차 총파업까지 진행할 뜻을 밝혀 정부와 사측이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금융노조는 지금까지 2000년, 2014년 총 2차례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2014년에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KB금융 사태, 우리금융 해체, 카드사 정보유출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목동운동장에 집결한 바 있다.
하지만 각 지부마다 공통된 관심사가 아니다 보니 총파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실제 이날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합병을 반대하며 다른 곳에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었다.
이보다 앞선 2000년 7월 11일은 은행 간 통폐합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총파업이 실시됐다.
당시 노조위원장은 이용득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검찰로부터 불구속기소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