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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가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업에 울상을 짓고 있다. 현대자동차 전면 파업에 이어 철도파업까지 더해지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국내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 파업으로 제품 판매에 일부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철도파업으로 운송까지 여파가 미치자,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엎친데 덮친격이라는 분위기다.
지난 26일 현대차 노조의 전면파업으로 발생한 피해 규모는 자동차 생산량으로는 7200여대, 약 1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형차 1대 생산에 철강재가 1.36톤이 사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 파업으로 철강사들은 약 9800톤의 공급 차질을 빚은 것이다.
자동차 생산에 사용되는 철강재가 아연도금강판(40.4%), 냉연강판(17.8%) 등 값비싼 고급강이라고 볼 때 피해액은 일반적인 예상치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현재 철강업계는 계속되는 조선 불황으로 후판 판매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강판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의 전면 파업은 더욱 치명적이라는 설명이다.
원료가격 상승 등으로 후판, 자동차강판 가격을 올려야 하는 철강사들은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국내 조선사들이 불황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불허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 파업으로 자동차 강판 협상마저 쉽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사 관계자는 "현대차 파업으로 판매에 손실을 입은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연간 베이스로 그러한 손실을 메꿀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 얘기는 현재 꺼낼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철도파업까지 더해져 업계 관계자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철강재가 대부분 육로로 운송되므로 철도파업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아직까지 크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철도 운송 물량을 파업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육로로 돌렸다. 따라서 이번 파업에 따른 운송 차질이 없다는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애초에 철도 운송 물량이 없어 이번 파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물연대까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철강업계에도 심각한 물류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노조 측에 파업중단을 재차 촉구하며 엄중한 대처를 예고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화물연대 파업 여부에 노심초사 하는 모양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도파업으로 인한 운송차질은 심각하지 않다"면서도 "철강제품 대부분을 육로로 운송하는 철강업을 고려하면 화물연대 파업은 매우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