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활자 '상정고금예문', 27번째 '인천 최고 100선' 선정

인천시 강화군은 강화도 천도시대의 세계최초 금속활자 인쇄본인 '상정고금예문'의 본고장이다. 천도 이후 전쟁을 겪으면서도 활자를 주조해 책을 펴낸 우리 선조의 기술은 오늘날까지 높이 평가받고있다.

인천시는 상정고금예문을 27번 째 '한국 최초·인천 최고 100선'으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고려왕조가 무신집정기에 접어든 직후인 13세기 초, 동아시아의 국제정세는 몽골의 출현으로 새롭게 재편됐다. 몽골군의 계속된 침공으로 고려는 1232년 개경에서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는데 개경으로 다시 환도하기 전까지 39년간의 '강도시대(江都時代)'를 거쳤다.

강도시대에는 팔만대장경 간행을 통한 정신력의 결집으로 외적을 물리치고자 했다. 팔만대장경 간행에 앞서 1234년에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을 펴냈다. 상정고금예문은 고려 인종 때 최윤의 등 17명이 당대 예절과 관습을 수집해 50권으로 펴낸 전례서다.

상정고금예문은 현재까지 남아있지 않지만 강화도 천도 후 금속활자로 28부를 인쇄했다는 사실이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기록돼 있다.

이 책의 활자본은 최이가 진양후로 책봉된 1234년과 이규보가 숨진 1241년 사이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시기가 직지심체요절(1377)보다 약 130년 앞선다.

당시 최이가 직접 쓴 글에 따르면 강도시대인 1239년에는 또 다른 책이 금속활자로 인쇄된 바 있다. 책의 이름은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로 현재 보물 제758호로 지정돼 목판본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