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J 측 "구속영장 기각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양측 모두 불구속 기소에서 대치 가능성 높아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의 모습.ⓒ연합뉴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오른쪽)의 모습.ⓒ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양측 모두 검찰 수사에서 자유롭지 상황이기 때문에 변수가 있을 수 있고, 이 틈새를 노려 신 전 부회장의 반격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0여일간의 검찰수사 과정에서 롯데그룹의 조직이 일부 분열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전열을 재정비한 후 다시 반격할 것이란 전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직 분열과 경영자로서의 도덕성을 언급하며 공격 수위를 높일 분위기다.   

국내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을 대변하고 있는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검찰이 신 전 부회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등을 확정하고 나면 구체적인 대응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하던대로 진행할 것이며 변동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먼저 대응한 후에, 경영권을 찾아오기 위한 일련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특히 SDJ 측은 일본 롯데홀딩스와의 불협화음을 언급했다.
SDJ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최근 신동빈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일본 롯데 조직이 많이 분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조사 과정에서 요청한 자료 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만 봐도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와 고바야시 사장의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에서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이 됐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양쪽 모두 기소 상태에 있기 때문에 향후 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신 전 부회장이 소강 상태에 있던 경영권 분쟁을 재개하려고 하는 이유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롯데의 지배구조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세 차례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모두 패했다.
 
형제간의 치열한 경영권 다툼에서 우호지분이었던 종업원지주회(27.8%), 그린서비스ㆍ미도리상사 등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신 회장이 불구속 기소되면서 경영권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총수 공백이라는 변수가 생겼더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힘들었는데, 불구속 기소되면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천만 다행이다"라며 "신 전 부회장도 검찰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은 동일하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을 쟁점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좀 더 투명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최대주주가 일본 롯데홀딩스로 돼 있어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지배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로 중단된 호텔롯데 상장이 가장 빠르게 재개될 전망이다.
 
향후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의 지분을 사들여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호텔롯데를 지주사로 삼아 지배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보다 투명하고 신뢰받는 롯데가 돼서 국가경제와 사회에 기여하겠다"며 "중단된 호텔롯데 상장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