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솔라닌, 고사리-프타퀼로사이드, 호박-쿠쿠르비타신 등 자연독소 함유도려내거나 물에 세척, 데침 등 알맞은 과정 거쳐 안전한 섭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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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감자가 녹색으로 변하고 싹이 나면 '감자독'이 생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독소가 생기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감자를 포함해 일상 생활에서 많이 섭취하는 식재료인 고사리, 호박, 토란, 은행, 땅콩 등이 가진 자연독소를 제거하고 안전하게 섭취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5일 식재료 업계에 따르면 감자는 자연독소를 생성하는 가장 흔한 식재료로 꼽힌다. 감자는 비타민C 함유량(36mg/100g)이 사과의 3배에 달해, 하루 2개(140g 감자 기준)만 먹으면 성인 1일 비타민C 권장섭취량(100mg/일)을 채울 수 있다.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는 칼륨의 함량(485mg/100g)도 높아 나트륨 1일 섭취량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 기준량보다 2배 이상 높은 좋은 음식이다.

    그러나 감자를 오랜 기간 보관하면 표면이 녹색으로 변하고 싹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부위에 자연독소인 솔라닌이 생성된다.

    솔라닌은 30mg 이상을 섭취하면 복통, 위장 장애, 현기증과 같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키는데 싹이 난 감자 부위의 솔라닌 함량은 80~100mg/100g 정도로 높다.

    솔라닌의 경우 열에 매우 강한 특성을 갖고 있어 조리해도 쉽게 분해되지 않아 감자의 싹은 눈 부분이 남지 않도록 말끔히 도려내고 녹색으로 변한 부분 역시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

    냉장보관이 아닌 8℃ 이상의 서늘한 그늘에서 보관해야 한다. 보관 시에는 박스에 사과를 한 두 개 정도 넣어두면 사과에서 생성되는 에틸렌 가스에 의해 감자의 발아가 억제된다. 반면 양파는 감자와 함께 보관하면 둘 다 쉽게 상하게 되므로 분리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물이나 국 등의 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고사리는 단백질 성분이 풍부하고 다량의 섬유소를 포함해 산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린다.

    하지만 고사리 새순에는 프타퀼로사이드라는 발암물질이 있다. 특히 어린 고사리에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끝이 말린 잎 부분에도 많이 있다.

    유럽에서는 소가 고사리를 먹고 중독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성분은 다량을 장기간 많이 먹으면 폐암이나 방광암 유발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고사리는 소금물에 삶아서 섭취하면 그 위험이 90% 이상 감소하므로 소량을 섭취하더라도 꼭 삶은 뒤 섭취하는 게 좋다. 삶더라도 폐암, 방광암 고위험군인 사람들은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호박은 잘 상하지 않아 집에서 오랜 기간 보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오래된 호박에는 쿠쿠르비타신이란 독소가 다량 생성되기 때문에 잘못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쿠쿠르비타신은 참외나 오이, 호박과 같은 박과 식물에 함유된 성분인데 평상시에 우리가 접하는 박과 식물에 들어가 있는 쿠쿠르비타신의 함량은 소량이라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량의 쿠쿠르비타신 섭취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쿠쿠르비타신의 경우 매우 쓴 맛이 나므로 오래된 호박을 먹을때는 조리 전에 쓴맛이 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육개장, 나물 등에 사용되는 특이한 식감의 토란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물이지만 잘못 먹으면 얼얼한 느낌과 복통, 구토증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토란에 있는 옥살산칼슘과 호모겐티스산이라는 유독성분 때문이다. 특히 옥살산칼슘의 경우 우리가 자주 먹는 시금치에도 함유돼 있다.

    토란에 있는 옥살산칼슘과 호모겐티스산의 경우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물질로 충분히 삶아서 물에 담그면 유독성분을 90% 가까이 제거할 수 있다.

    식품연구소에서 침지, 데침, 헹굼을 통한 용출실험을 진행한 결과 데침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가장 좋은 제거율을 보였다. 토란은 가을철에 수확해 말린 뒤 조리시 데침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식품이지만 그래도 불안하다면 사용하기 직전 약 3분 정도 데침과정을 한번 더 해주면 특유의 식감도 잃지 않고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식물의 씨앗 역시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일부 씨앗은 동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시안배당체 등 자연독소를 함유한 경우가 있다. 시안배당체란 그 자체는 유해하지 않으나 효소에 의해 분해돼 발생하는 시안화수소로 인해 청색증 등을 유발하며 과량 섭취 시에는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물질이다.  

    그러나 가열에 의해 효소가 불활성화되면 독성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가열 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매실의 경우 과육에서 시안배당체를 함유하고 있어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게 좋으며 술을 담그거나 설탕에 절이는 등 자체 소화과정을 거쳐 시안배당체를 분해시킨 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은행 열매는 시안배당체뿐만이 아니라 메칠피리독신이라는 기절, 발작 등을 일으키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서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하며 어른은 하루 10알 미만, 어린이는 2~3알 이내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아마씨 역시 시안배당체 독성을 지니고 있어 섭취 전에는 물에 장시간 담갔다 여러 차례 세척 후 볶아서 독소를 제거 후 섭취하는 게 좋다. 1회 4g, 하루 16g 이상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땅콩은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곰팡이독소 중 1급 발암성 물질인 아플라톡신이 생기기 쉬우므로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서 보관하는 게 좋다.

    이 밖에도 살구씨의 시안배당체 중 아미그달린, 유채씨의 에루스산, 복어의 테트로도톡신 등 많은 종류의 자연독소들이 있어 적절한 조리법이나 제거과정을 꼭 거친 뒤 안전하게 섭취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