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20대 국회 국정감사 첫 주는 여야 간 정쟁으로 날아갔다. ⓒ 뉴데일리
    ▲ 제 20대 국회 국정감사 첫 주는 여야 간 정쟁으로 날아갔다. ⓒ 뉴데일리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고 있다. 사드배치, 경주지진, 조선·해운 구조조정, 총파업, 물류대란 등 첩첩히 쌓인 현안에 속시원한 해법마련은커녕 지루한 공방만 이어갔다. 


◇ 與 보이콧에 김빼…野 미르재단에만 골몰

국감 초반부터 김을 뺀 건 새누리당이다. 거대 야당이 김재수 농림부 장관의 해임 요구서를 채택하자 국회 전 일정을 보이콧하면서 일주일 간 국감을 무력화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단식에 돌입해 정국은 급격하게 냉각됐다. 

국정감사 NGO모니터단에 따르면 국감 1주차에만 98개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137개 피감기관은 야당 중심의 반쪽 국감으로 치러졌다. 

결국 국회 정무위 등 일부 상임위는 당초 예정된 날짜보다 일정을 늘려 국감을 진행하기로 했다. 

  • ▲ 국회 교문위원회는 야당이 핵심 증인으로 요청한 최순실씨, 차은택 감독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이 모두 무산됐다.ⓒ 뉴데일리
    ▲ 국회 교문위원회는 야당이 핵심 증인으로 요청한 최순실씨, 차은택 감독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이 모두 무산됐다.ⓒ 뉴데일리


  • 야당은 내년도 대선을 의식한 듯 청와대에 공세를 퍼붓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등 권력형 비리에 골몰해 민생, 정책 이슈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특히 야당은 권력형비리의 핵심인물로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 등을 지목하며 증인 채택을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혀 줄줄이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국회 선진화법의 조항인 안건조정절차를 증인채택의 방패막이로 삼았다. 이 절차는 쟁점 현안에 대해 상임위 재직위원 1/3이 요구하면 조정위를 구성해 90일 간 논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교문위는 14일 국감 종료까지 일반증인을 단 한명도 채택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 국감스타 이은재? "MS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샀나"

    이번 국감 중 유일하게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다. 

    그는 지난 6일 국감에서 "MS사의 마이크로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그럼 MS프로그램을 MS 말고 어디서 사란 말이냐"고 답했다. 

    뒤늦게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마치 제가 MS와 한컴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 같은데 사실 저는 미국에서 83년부터 컴퓨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질의 당시 "묻는 거에만 답변하세요", "교육감 자질이 안됩니다. 사퇴하세요" 등의 윽박지르기식 질의로 도마 위에 올랐다.

  • ▲ 이번 국감 중 유일하게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다. ⓒ 뉴데일리
    ▲ 이번 국감 중 유일하게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다. ⓒ 뉴데일리


  • 이밖에도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허위 의혹 제기가 난무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더민주 어기구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특허청 국감을 앞두고 "최동규 특허청장의 아들이 LIG 넥스원에 특채됐다"며 취업 청탁 의혹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채 5시간도 지나지 않아 정정됐다. 최 청장의 아들과 동명이인을 두고 착각했던 것이다. 어 의원 측은 "특허청장 자녀 대기업 취업청탁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과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감스타' 찾아보기 어렵다. 해마다 탄탄한 자료와 날카로운 질의로 정부 행태를 지적한 국감스타가 눈에 띠었지만 올해는 전무하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국감자료 및 해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감기관에서 사리과 다르거나 과장된 자료가 배포됐다고 반박자료 내고 지적한 경우가 78건이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