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흠결…노면상태·기상정보·낙하물 정확도 떨어져차량 고장·급정지·접근 등 경고… 사고 감소 기대
  • ▲ C-ITS 시연.ⓒ연합뉴스
    ▲ C-ITS 시연.ⓒ연합뉴스

    후년부터 본격 구축되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이 아직 완성도에 흠결이 있어 시범운영 기간에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토교통부는 C-ITS 시범사업 구간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시연행사를 벌였다. 이날 행사에는 28인승 버스 1대와 승합차 2대가 투입됐다.

    시연은 대전~당진고속도로와 국도, 정부청사 인근 시가지 도로 등 총 38㎞ 구간에 걸쳐 이뤄졌다. 각 구간에서는 긴급차량 접근 경고와 낙하물 경고, 기상 정보, 보행자 경고 등 총 14가지 교통 관련 서비스가 제공됐다.

    국토부 앞을 출발한 시범차량은 서세종나들목(IC)에서 고속도로에 들어선 뒤 남세종IC까지 16.3㎞를 달리며 5개 서비스를 시연했다. 첫 번째 서비스는 긴급차량 접근 경고였다. 달리던 차량 단말기에 경고문구가 뜨며 303m 떨어진 뒤쪽에서 구급차가 접근하고 있음을 알렸다. 거리 정보는 실시간으로 제공됐다. 시범버스는 서서히 오른쪽으로 차선을 변경했고 잠시 뒤 구급차가 버스 왼쪽으로 쏜살같이 지나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통정보는 500m 이내에서 통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엔 고속도로에서 작업차량이 도로공사를 벌이는 상황을 가정해 시연이 이어졌다. 작업구간이 다가오자 전방 2차로에서 도로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버스는 안내에 따라 미리 차선을 바꿨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소차량처럼 이동하는 작업차에 대해서도 안내가 가능하다"며 "(작업차량의) 위치와 이동방향을 파악해 서비스하기 때문에 구간은 같아도 반대방향 차량에는 안내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도로위험구간에서는 낙하물 정보가 제공됐다. 항공 레이더 기술을 사용해 24시간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고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경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구조였다. 국토부는 현재 강남순환고속도로에 6대의 감지기를 설치해 시범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지기가 감지할 수 있는 위험 낙하물은 크기가 제한돼 있었다. 가로 30×세로 30㎝ 크기에 대해선 감지 정확도가 높지만, 크기가 작아지면 감지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가로×세로 25㎝의 위험물이 도로 위에 떨어지면 감지기가 이를 위험으로 감지하지 못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지 정확도가 95% 이상이면 최상급으로 간주한다"며 "가로×세로 25㎝ 물체의 경우 정확도가 85%로 낮아지는 등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부가적인 교통정보도 서비스했다. 출구가 가까워지면 도로전광판(VMS)에 표출되는 인근 지방도의 차량흐름을 도식으로 안내했다. 제한속도 시속 80㎞의 지방도인 경우 차량 소통이 원활하면 녹색, 40~80㎞면 황색, 40㎞ 이하로 정체면 적색으로 나타났다.

    남세종IC를 빠져나온 시범버스는 정부세종청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국도로 접어드는 곡선구간을 벗어나자 단말기에는 전방에 고장 난 차량이 있다는 경고가 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자동차의 경우 센서가 설치됐어도 급커브 구간이나 대형차량으로 말미암아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위험상황을 빨리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럴 때 C-ITS는 도로에 설치된 감지기 등을 통해 긴급상황을 전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자율차 개발·상용화에 있어 C-ITS가 필수적인 보완장치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추돌방지 서비스도 시연됐다. 도로에 설치된 감지기가 차량의 속도 차이를 계산해 서행하는 앞 차량의 속도가 뒤 차량과 50% 이상 차이 나면 뒤 차량에 추돌 위험성을 알렸다.

    국도 구간에서는 노면상태와 기상정보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었다. 기지국에서 대기 온도, 습도는 물론 결빙, 안개 등의 정보를 제공해 주의운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약속된 구간을 지날 때 해당 정보가 승합차에는 제공된 반면 버스에서는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 시범구간에는 기상정보 장비가 1개소, 노면 관련 장비가 7개소에 각각 설치돼 있었지만, 버스와 장비 간 통신은 먹통이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신 에러가 발생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뒤따르던 승합차에는 정상적으로 서비스가 이뤄진 만큼 버스 장비에 문제가 있었던 듯하다"고 전했다.

    차량이나 도로에 설치한 통신장비의 성능이나 관리상태에 따라 중요한 교통정보를 놓쳐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얘기여서 보완이 시급해 보였다.

    시범차량은 이어 시가지로 접어들었다. 교차로에서는 신호위반 경고와 건널목 보행자 충돌방지 경고, 우회전·유턴차량 안내, 차량 급정지에 따른 추돌방지 안내 등이 시범 운용됐다.

    C-ITS는 운전자, 차량과 실시간으로 통신하며 다양한 교통정보를 제공해 안전운행을 도울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안개, 비, 눈 등 악천후 상황이나 주변에 버스, 화물차 등 대형차량이 있어 시야가 방해받을 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이날 예기치 않은 통신 장애나 감지장치의 인식 한계 등으로 말미암아 필요할 때 서비스가 먹통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시범운영 기간에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국토부는 내년 7월까지 대전~세종 구간 주요 도로(87.8㎞)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2018년부터 C-ITS를 본격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자율차 상용화에 맞춰 전국 고속도로에 C-ITS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