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외국산처럼 키우려면 사료비·인건비 추가양식 기간도 20~24개월에서 30개월로 늘어 생산업자 부담 커져연어 덩치 클수록 기름기 많아 식감 부드러워
  • ▲ 5㎏ 내외까지 자란 연어.ⓒ해수부
    ▲ 5㎏ 내외까지 자란 연어.ⓒ해수부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초로 연어 양식·상업 출하에 성공했다. 국산 연어의 강점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하지만 비교 대상인 외국산과는 체급부터 차이가 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기를 키우면 ㎏당 단가가 오르고 식감도 좋아지지만, 아직 양식기술이 미흡해 연어를 더 키울수록 생산업자가 손해를 볼 확률도 커지는 한계가 있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8일부터 강원도 고성의 외해(트인 바다) 가두리에서 양식한 국산 연어 500톤이 출하되고 있다. 연어류는 우리 국민이 광어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양식어종이지만, 지난해 소비량의 94%쯤인 3만2000톤을 수입에 의존했다.

    해수부와 국내 수산업체 ㈜동해STF는 생육 최적 수온이 17℃ 이하인 연어를 양식하기 위해 수심 25m까지 내려가는 부침식 가두리를 활용했다. 수온이 오르면 양식 시설을 수중으로 가라앉혀 양식수온을 15~18℃로 유지한 것이다.

    내수면양식장에서 부화해 10개월간 200~400g으로 자란 연어는 외해 가두리로 옮겨져 지난달 20개월 만에 무게가 5㎏까지 늘었다. 수입 연어와 경쟁할 만한 크기로 자란 셈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국산 연어는 동해에서 하루면 소비자에게 가지만, 외국산은 통상 48~72시간이 걸린다"면서 "노르웨이산은 ㎏당 단가가 1만2000~1만3000원인 데 비해 국산은 1만원대 공급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산 연어가 외국산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췄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견해다. 노르웨이산 대서양연어는 주로 6~7㎏짜리가 수입되는 반면 국산 연어는 5㎏쯤이어서 덩치부터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동해STF 관계자는 "노르웨이의 경우 작은 연어는 자국 마트에서 주로 판매하고 3~4㎏짜리는 북미, 유럽에 수출한다"며 "6~7㎏짜리 프리미엄급은 마케팅 전략으로 우리나라에 주로 수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하한 국산 연어를 5㎏까지 키우는 데 20~24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산과 같은 6~7㎏까지 키우려면 양식 기간이 30개월은 걸린다는 설명이다. 키울수록 성장 속도가 더뎌 무게를 20% 불리는 데 양식 기간은 40~50%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동해STF 관계자는 "연어를 더 생장시키려면 사료비와 인건비 등이 더 들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양식 기간이 길어져 생산업자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국내 양식기술이 아직 미흡한 것도 생산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산 연어의 경우 연어를 바다로 옮길 때 폐사율이 10%쯤이다. 노르웨이는 폐사율이 1% 미만으로 알려졌다.

    연어의 크기는 곧 식감 문제로 직결돼 수출에도 감점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연어는 클수록 기름기가 많아 식감이 부드럽다.

    윤 차관은 "중국 소비자의 연어 선호도가 높은데 칠레에서 주로 수입한다"며 "운송비용과 신선도 등에서 국산 연어가 비교우위에 있을 수 있어 수출 품목으로 유망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가 생선살의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노르웨이산 대서양연어에 길든 입맛을 국산 태평양연어의 식감으로 대체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의견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