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알맹이 빠진 한진해운 자산 현대상선 무리한 베팅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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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미주노선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오히려 잘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미주노선 영업망 인수자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유력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이 SM그룹을 한진해운 미주노선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앞서 한진해운 미주노선 예비입찰에는 SM그룹과 현대상선, 한국선주협회, 한앤컴퍼니, 국내 사모펀드(PEF) 1곳 등 모두 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후 SM그룹과 현대상선 2곳이 본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해 막판까지 경쟁했다. 하지만 결국 SM그룹이 선정되면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현대상선이 쓴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이를 놓고 해운업계는 오히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잘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주노선의 경우 이미 현대상선에서 다수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크게 효과가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진해운 미주노선이 현재 운항중인 현대상선 미주노선과 겹치고, 경영정상화에 많은 자금이 필요한만큼 무리하게 진행했다가 자칫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이미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로 영업망이 무너진 상태에서 예전만큼의 이익을 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해운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법정관리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주노선은 한진해운이 매년 3조~4조원의 매출을 올리던 핵심 노선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뀐 만큼 어느정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현대상선 입장에서 굳이 한진해운 미주노선이 아니더라도 이미 갖고 있는 노선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무리를 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주노선 이외에도 터미널, 선박 등 다양한 매물이 있기 때문에 성급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진해운 미주노선은 법정관리 개시 이후 물류대란으로 화주 이탈이 이뤄지면서 가치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해운업계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SM그룹의 경우 현재 벌크선 운행권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봉기 선주협회 상무는 "SM그룹이 컨테이너선 사업 인프라와 한진해운 인력을 가져가기 때문에 1~2년만 버틴다면 성공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 우오현 회장은 한진해운 미주노선 확보를 놓고 미주 영업권을 확보해서 벌크와 컨테이너를 거느린 종합해운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SM그룹은 오는 21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28일까지 잔금을 납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