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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의 해외 법인 대다수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증자 등을 통해 덩치(자본)를 늘리고 있지만 10대 증권사 해외 법인의 절반은 적자이거나 실적부진이 지속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해외 법인 42곳 중 16곳은 올들어 3분기 말까지 적자를 냈다.
이 가운데 NH투자증권은 청산 중인 법인을 제외한 6곳 중 베트남·미국·싱가포르·중국(북경) 4곳이 올들어 3분기까지 당기순손실을 냈다.
북경법인의 경우 올해 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적자폭이 큰 편이다. -
해외 법인이 9곳으로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미국(뉴욕)·중국(북경·홍콩) 등 3곳이 적자였고, 합병을 앞둔 미래에셋증권의 적자법인은 홍콩과 미국법인 2곳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모두 미국법인에서 고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국법인이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미래에셋대우의 미국 법인도 올들어 3분기까지 적자 규모가 54억원에 달했다. 이 법인은 지난 1992년에 설립돼 영업한지 24년이 넘은 곳으로 신규 비즈니스(PBS) 업무 추진 준비에 따른 비용이 들어 적자 규모가 커졌다.
현대증권도 5개 법인 중 중국(홍콩) 1곳과 싱가포르의 법인 2곳 등 모두 3곳이 총 30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고, 한국투자증권도 영국(런던)과 미국(뉴욕) 법인이 적자였다.
신한금융투자는 4곳 중 미국·베트남 법인 2곳이 손해를 봤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6억원의 손실을 내 미국 법인보다 손실 규모가 컸다.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7월 현지 증권사인 남안증권의 지분 100%를 인수, 올해 초 '신한'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처럼 해외법인들의 지속되는 고전에 대해 업계는 현지 정착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간 만큼 즉각적인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전세계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활동과 현지 시장 분석, 해외 거래 통로 역할 등 영업 외적인 역할도 병행하는 현지 법인들은 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10대 증권사 현지 법인의 올 3분기 말 기준 자본은 1조898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말보다 8.7%(1522억원)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증권사의 해외 법인 중 목적사업이 증권업·금융투자업인 법인을 기준으로 했으며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는 일부 집합투자업 법인도 포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