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압박 느낀 SM그룹, 현대상선과 공동인수 해서라도 롱비치터미널 인수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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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차례 한진해운의 알짜 자산을 인수한 SM그룹이 롱비치터미널 인수를 놓고 현대상선 측에 제안한 공동인수에 대해 현대상선은 일언지하 거절했다. 현대상선 입장에서는 굳이 같이 해봐야 좋을게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초 SM그룹은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현대상선과 나눠 갖음으로써 한진해운의 기존 미주노선을 원활히 운영할 수 있고, 현대상선은 해운얼라이언스인 2M 가입이 더 수월해지는 등 윈윈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한진해운의 태평양노선 관련 영업 및 운영 고객관리 정보와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주요 지역 7개국 소재 자회사 물류운영시스템 등의 물적 자산 및 관련 인적 조직 등을 포함한 컨테이너 사업 일부를 37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금을 써 버린 SM그룹은 자금 부담이 커지자 현대상선과의 공동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현재 SM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해운은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인수자금 조달이 어려워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대한해운이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하기 위해선 한진해운의 대출금 3000억원에 터미널 운영자금 1000억을 더한 최소 4000억원의 인수자금이 마련돼야 한다. 

SM그룹 관계자는 "이미 한차례 인수를 마친 상태에서 자금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따라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다보니 공동 인수까지 제안하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대상선 입장에서도 공동인수가 크게 나쁜 제안은 아닐 것이다. 롱비치터미널을 놓치기에는 아까운 매물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터미널 인수에 주력한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라며 롱비치터미널 인수 의사를 명확히 했다. 

SM그룹이 제안한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을 현대상선과의 공동인수 제안에 대해 해운업계는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 입장에서 이득이 되는게 없는데 수락하겠냐"라며 "실제 결실을 맺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동 인수를 해서라도 롱비치터미널을 가져가고 싶은 SM그룹 제안에 현대상선 측은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SM그룹과 공동으로 롱비치터미널을 인수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굳이 SM그룹과 공동으로 롱비치터미널 인수에 나서지 않아도 2M가입에는 문제가 없다는게 현대상선 측 입장이다.

한편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동맹 '2M' 최종 가입 여부가 오는 10일께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의 2M 가입 협상이 결렬됐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12월10일 전후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상선은 회사 정상화 부담 뿐만 아니라 우리나가가 원양컨테이너 업체들의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도록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롱비치터미널 인수에 대해 임 위원장은 "각 사가 알아서 전략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며 "개별 사항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