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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데일리
오전 9시 25분.
국회 본관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회 청문회에 다른 기업 총수들과 함께 핵심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에 둘러 쌓인채 안내실에서 직접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청문회장으로 이동했다. 국회 첫 출석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연이어 도착한 롯데 신동빈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SK 최태원 회장 등은 미리 발급받은 출입증을 달고 나타났다. 이들은 신분증 교환을 통해 안내증을 사전에 발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 최태원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 대부분의 총수들은 청문회 출석 소감을 묻는 질문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허창수 회장은 "좋겠습니까?"라고 반문했고, 김승연 회장은 "억울한 측면이 없느냐"라는 질문에 "기업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 "재단 출연, 대가 없었다" 한목소리
오전 10시. 국회 청문회가 시작되자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과 각 총수 간의 독대 자리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에 출연금에 대가성을 따져묻는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두차례 독대에서 재단 출연 요청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문화융성, 스포츠 발전을 위해 기업도 열심히 지원하는게 경제, 관광산업 발언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지원을 아낌없이 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강제성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은 "당시 독대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솔직히 못 알아 들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또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전경련 회비를 배분하 듯이 저희 안에서(삼성그룹) 배분해서 냈다"면서 "앞으론 작은 건까지 의혹이 생기지 않게 더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희가 한국 기업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고용 창출도 더 열심히 했어야 했는데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려 저 자신도 창피하고 후회되는 일도 많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어 "앞으로 절대 저 자신을 비롯해 (그룹) 체제를 정비해 더 좋은 기업이 되도록, 국민들에 사랑받는 기업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대가성이라는 생각을 갖고 출연한 바는 없다"면서 "제 결정도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당시 결정은 그룹 내 사회공헌위원회에서 하고 이 결정에 제가 들어가지 않아 드릴 말이 없다"면서 "기업별로 할당 받아 할당된 액수만큼 낸 것으로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무슨 대가를 기대하고 출연한 사실은 없다"고 대가성을 적극 부인했다.
◇ 허창수 전경련 회장 "靑 요청 거절 어려웠다"
재벌 총수들은 한목소리로 '출연'에 대한 대가성을 부인하는 동안 자금 모금 통로가 된 전경련은 "청와대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게 기업인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기업이 거절하기 힘든 게 한국의 현실"이라면서 "이승철 부회장은 메신저 역할의 이상을 할 수 있지 않다"면서 "마지막에 미르, K스포츠 재단을 설립한다고 보고 받았다"고 했다.
그는 전경련 해체를 요구하는 질문에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해체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여기서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경련이 불미스러운 일에 관계돼 있다는 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