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호통-조롱' 등 인신공격성 발언 실망"이득 없는 기업 망신주기용 청문회 혹평…전경련 해체 신중론도"
  • ▲ 지난 6일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기업 총수들이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DB
    ▲ 지난 6일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기업 총수들이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뉴데일리DB


    "충분히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본인들이 원하는 답이 나올때까지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막말과 인격모독이 난무한 구태의연한 청문회였다. 정말 일할 맛이 안난다"

    지난 6일 진행된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의 후폭풍이 거세다. 막말, 호통, 조롱 등 인신공격을 일삼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정작 주인공인 최순실은 불러내지도 못한 위원들은 애꿎은 기업 총수 면박주기에 집중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즉답을 피하고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한 총수들의 태도도 비판을 받았다. 총수들은 "잘 모르겠다. 기억 나지 않는다. 열심히 하겠다"는 준비된 답변으로 일관했다. 남은 것은 추락한 기업 이미지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발언이 가장 큰 논란을 빚었다. 안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아직 50(살)이 안됐는데 평소에도 남이 질문하면 동문서답하는 게 버릇인가. 자꾸 머리 굴리지 마라. 그러다 삼성 직원한테 탄핵당한다" 등 인격 모독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제가 부족했다. 앞으로 잘하겠다"고 답할뿐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했다.

    이밖에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박범계 의원과 새누리당 하태경, 이종구, 정유섭 의원의 발언에도 문제가 있었다.

    박영선 의원은 최순실 관련 질문을 부인하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을 넘기는게 어떻겠느냐"고 조롱했다. 이 부회장은 "언제든지 저보다 훌륭한 분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기겠다"고 답했다.

    박범계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서울구치소가 멀리 있지 않다"고 비꼬았다. 최 회장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복역한 바 있다.

    하태경 의원은 고령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연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우이독경 수준이다. 경영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종구, 정유섭 의원은 청문회와 상관없는 질문으로 빈축을 샀다. 이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롯데는 한국 기업인가" "며느리 국적이 어디냐. 신 회장 부인도 일본 사람 아니냐"고 질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다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아무런 이득 없는 기업 망신주기용 청문회였다고 혹평했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없는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치는 4류라는 말이 이해가는 청문회였다. 결국 남은게 하나도 없다"며 "정치인들이 촛불집회 등 국민들의 대승적 기대에 편승해 본인 이름 알리기에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기업을 옥죄고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아 부정적 이미지만 남았다"며 "앞으로의 경영활동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한편 재계 관계자들은 '정부 정책에 기업이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언이 기업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해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피의자, 공범이라 비판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전경련 해체에 대해서는 공과 실을 따져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