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깜짝' 발언, 환골탈퇴 위한 '초강수' 결단"콘트롤타워 부재 우려 속 삼성전자 이관 가능성 높아"


  • 삼성의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 수순에 돌입한다. 2010년 12월 만들어진 미래전략실은 삼성 주요계열사의 경영전략, 법무, M&A, 인사 등을 총괄해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국민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발언이 계획에 없던 깜짝 발언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총수가 공개석상에서 선언한 만큼 돌이킬 수 없다는 분위기다. 회사 한 관계자는 "부회장께서 말씀하신 만큼 미래전략실 해체는 불가피해 진 것으로 보인다"며 "검토를 시작할 계획이지만, 시간은 다소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 역시 "(미전실 해체가 사전에 논의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 말을 아꼈다.

    1959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비서실로 시작한 미전실은 그동안 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수차례 이름을 바꿨지만 계열사 감사, 사장단 인사, M&A 등을 총괄하며 삼성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미전실에는 25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전략, 경영진단, 인사, 커뮤니케이션, 기획, 준법경영실로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

    미전실 해체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실용주의를 선호하는 이 부회장의 경영스타일과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룹의 모든 사업을 총괄해온 미전실의 역할을 감안할 때 한 순간에 해체하긴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이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비판을 받고 있는 미래전략실이 역할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해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부회장은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아버님의 약속을 실천하라는 지적에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기에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으셨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에 관해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으신 것을 느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전실이 해체될 때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인력과 기능이 계열사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지만, 계열사를 총괄하는 일부 기능은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로 옮겨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될 경우 미전실의 역할은 삼성전자 지주사로 이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직간접적으로 계열사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줄곧 삼성전자를 비판해 온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미전실 해체에 대해 "콘트롤타워 없이 경영을 할 수는 없다. 콘트롤타워의 문제가 아닌 비공식 조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문제"라며 콘트롤타워 해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김 교수는 "삼성은 국내계열사만 60개가 있으며 해외를 포함하면 400개에 달한다"며 "과거처럼 소속과 이름만 바꿀지, 지주사로 전환해 법적 근거를 가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삼성물산 합병과 같은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사회와 시장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