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요 커지는 중남미 시장…정부 지원으로 국내 제약사 진출 용이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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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중남미 시장을 해외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았다. 브라질‧멕시코 등 중남미는 인구 고령화와 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미‧유럽 등 선진 의료 시장보다 임상‧허가 비용이 적게 들고 진입 장벽이 낮아 국내 제약사에게 해외진출의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중남미 지역에 먼저 진출해 방대한 임상데이터를 축적하고 경쟁력을 갖춰 미국유럽 등 의료선진국에 도전할 계획이다. 

9일 한국제약협회는 중남미 최대 의약품 시장인 브라질이 2010년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에서 상위 13위였으나 2015년엔 7위, 2020년에는 5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규모 1위에서 4위까지 미국‧중국‧일본‧독일 순위가 변화가 없는 것을 감안하면 브라질의 성장세는 주목할만하다는 분석이다. 

미래 성장성을 내다보고 
보령제약‧녹십자 등 국내 제약사는 브라질‧멕시코‧콜롬비아 등 중남미 24개국에 진출해 있다. 

정부도 국내 제약사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제약사가 중남미 시장에서 의약품을 시판할 때 특허소송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내 제약사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6일 주한 에콰도르 대사를 비롯한 중남미 15개국 주한대사를 초청해 산업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와 자매제품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보령제약은 70년대부터 멕시코에 항생제 합성기술을 수출하면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해왔다”며 “40여 년간 쌓아온 신뢰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최근 고혈압복합제에 대해 30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중남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인해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자매제품으로 중남미 시장에서 벌어드린 수출 계약금은 총 924억 원 가량으로 지난해 총 매출액(4014억 원)의 24.01%에 해당한다. 

해외 수출이 전체 매출의 22.8%에 해당하는 녹십자도 중남미 시장서 맹활약 중이다. 녹십자는 브라질에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큰 수출액을 기록했다.  

녹십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남반구 독감백신 입찰에서 266억 원 가량의 독감 백신을 계약한 바 있다.

녹십자는 최근 브라질 정부와도 약 300억 원 가량의 혈액제제(혈액에서 단백질 등 성분을 추출해 만든 치료제)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자사 대표 의약품 독감백신‧혈액제제 등을 브라질‧콜롬비아‧멕시코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점차 시장 폭을 넓힐 예정”이라며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도 진출 중으로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 지리적으로 근접한 중남미 지역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대웅제약은 자사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 등을 페루‧아르헨티나‧콜롬비아에서 시판 중이다. 일양약품도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놀텍’을 멕시코에 수출하면서 과테말라‧코스타리카 등 10개국으로 수출 판로를 넓혀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