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로비 의혹 불거지면서 결과 예측 오리무중업계 "롯데, 인프라·사업능력 이미 검증… SK는 의문"
  • ▲ 폐점된 롯데월드타워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관광객들. ⓒ뉴데일리경제DB
    ▲ 폐점된 롯데월드타워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는 관광객들. ⓒ뉴데일리경제DB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지난해 특허를 빼앗긴 롯데·SK가 다시 사업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가 이번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면세점 로비 의혹이 짙어지면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 선정을 위해 정부 부처에 민원을 했거나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탄핵안의 주요 내용 중 두 그룹의 면세점 로비 의혹과 관련한 포괄적 뇌물제도 포함돼 있는만큼 관세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로비 의혹을 떠나 인프라나 규모적 측면에서 사업자로 선정돼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지만 SK네트웍스의 면세점 경영 자질에 대해서는 대부분 의문을 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인프라나 규모면에서 업계 1위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미 면세점 운영 능력에서 검증을 받은 기업이기 때문에 로비와는 별개로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했다.


  • ▲ 워커힐 전경 ⓒSK네트웍스
    ▲ 워커힐 전경 ⓒSK네트웍스

    반면 "SK네트웍스는 면세점이 주요 사업이 아닌데다 제대로 된 운영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정될 경우 의혹만 커질 수 있다"면서 "최태원 회장이 최근 청문회에서 면세점 사업을 두고 큰 사업이 아니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런 사업에 SK가 제대로 된 투자를 할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SK네트웍스의 인력 고용 유지 문제도 업계의 의문을 사고 있다. SK네트웍스 측은 현재 200~300여명의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직 워커힐면세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20명 안팎의 인원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만약 SK네트웍스가 실제로 수백여명의 직원 고용을 유지하고 있다면 사업자 선정에 포함된 것을 미리 알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면세점 사업자로 재선정된다 해도 물류창고까지 두타에 판 상황에서 단기간 내 사업 정상화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과 관련한 판결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관세청이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심사해 선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현재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과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할 제대로 된 심사위원이 구성됐는지조차 의문"이라면서 "관세청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는 두고봐야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적을 피할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오는 17일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를 마치고 사업자 3곳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다. 이날 오후 1시 10분부터 기업별 프레젠테이션이 5분씩 진행되고 질의응답이 20분 가량 이어진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시작으로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SK네트웍스, 롯데면세점 순으로 발표를 진행하며 결과는 저녁에 발표된다.

    롯데와 SK의 사업자 선정 가능성이 오리무중에 빠지면서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타 면세점 업체들의 기대감은 반대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면세점 사업 선정을 위해 정부 부처에 민원을 했거나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SK는 SK하이닉스와 SK종합화학, SK텔레콤 등 계열사를 통해 총 111억원, 롯데는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 등을 통해 49억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공개로 만나 개별 면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룹 총수가 직접 나서서 면세점 관련 민원을 넣고 그 대가로 재단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박 대통령과 그룹 총수 면담 이후  K스포츠재단은 SK측에 재단 출연금과 별도로 80억원을, 롯데에는 75억원으르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롯데는 5월께 실제 70억원을 K스포츠재단측에 입금했다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돌려받았고 SK는 사업의 실체가 없다며 거절하고 30억원으로 축소 제안했지만 추가 지원은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