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상향조정 24일 만… 의심신고 끊이지 않아15일 부산 기장군에서도 토종닭서 의심 신고 접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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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음에 따라 정부가 16일 위기단계를 현재 '경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으로 강화한다.
AI와 관련해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제역은 2011년 위기단계가 심각수준으로 올라갔던 적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위기경보를 경계단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본부구성을 어떻게 할지, 재원 마련과 세부 일정 등에 대해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해 최종 발표는 16일 오전에 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국민안전처를 비롯해 환경부(철새), 질병관리본부(인체감염 여부), 국방부(인력 동원), 행정자치부(지방자치단체 협력), 식품의약품안전처(오염농가 달걀 유출)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AI 위기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구분한다. 현재의 경계단계는 지난달 23일 상향 조정됐다. 위기단계를 경계로 격상한 지 24일 만에 최고 단계까지 조정되는 셈이다.
농식품부는 H5N6형 고병원성 AI가 경기, 충남·북, 전남·북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AI 의심 신고는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알 낳는 닭) 사육농가와 충북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오리 사육농가에서 첫 신고가 들어온 이후 이달 10일 4건, 12일 13건, 13일 14건, 14일 9건 등으로 지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특히 지역 간 수평전파가 확인됨에 따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농식품부 설명으로는 지난달 28일 충북 음성과 이달 8일 경기 안성에서 각각 발생한 AI의 경우 바이러스 유전자가 같고 역학조사 결과 두 농장을 오간 차량이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차량에 의한 지역 간 수평전파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발생이 없었던 영남지역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것도 방역당국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토종닭 농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해당 농가는 뒷마당에서 토종닭 24마리를 기르고 있던 상황으로, 방역당국은 도살 처분 등의 조처를 완료하고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검사결과는 오는 19일께 나올 예정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 5~11일 양성 판정이 나온 AI 의심 신고 농가 60곳에 대해 차량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며 "조사결과 경상도 지역 9개 농가에 차량이 이동한 게 확인돼 영남 지역 발생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야생철새 도래가 확대하는 데다 겨울철 소독 여건이 악화하는 것도 위기단계 격상의 배경이 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병원성 AI의 전국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축산업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