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면한 위기-다가올 불황' 돌파 전략 공유"'인간심리' 등 인문사회 강연 최다…특검 등 민감한 질문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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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장단이 올해 마지막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했다. 통상 12월 마지막째주는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삼성 사장단은 매주 수요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삼성 서초사옥 39층에 모여 업무 조율과 전문가 강연을 청취한다. 올해 수요 사장단회의는 1월 6일 시작해 총 44차례 열렸다.21일 오전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한 상황에서도 올해 마지막 수요 사장단회의가 진행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이 '한국의 미래-전망과 대책'을 주제로 강연했다.라이스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과정을 거친 공 소장은 한국경제연구원, 자유기업센터, 자유기업원 등에서 근무한 대표적인 자유주의 경제학자다.강연은 대한민국 경제, 사회, 개인 등 사회 전반에 퍼친 문제점과 극복 방안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특히 글로벌 자본주의의 변화를 강조하며 실질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장단은 직면한 위기와 다가올 불황을 돌파할 수 있는 전략과 방안을 고민했다.2010년 강연 중심으로 변화한 수요 사장단회의는 다양한 주제와 내용이 다뤄졌다. 미래전략실 기획팀의 전담으로 기획된 강연은 미래기술, 경제, 국제 및 정치, 인문사회 분야로 구성됐다.강연 주제와 강사는 최소 수개월 전 결정된다. 때문에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 후 처음 열린 사장단회의 주제가 허리 건강이었던 것이 대표적이다.올해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에서는 인간심리, 인구변동 등을 다룬 인문사회 분야가 15회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AR 및 VR, 딥러닝 등이 포함된 미래기술 분야가 12회를 기록했다. 미국 대선결과, 무역질서 등을 논의한 국제 및 정치 분야는 6회로 두 달에 한 번꼴로 진행됐다.한편 최순실 게이트를 조사하는 박영수 특검이 첫 번째 타깃으로 삼성을 정조준하며 올해 마지막 수요 사장단회의는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사장단 대부분은 특검과 관련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고 일부는 "평상시와 다르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기 임원인사, 미래전략실 해체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올해 진행된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에는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은 "오늘 강연으로 한해 회의가 잘 마무리됐다"며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의 '성장하면 늙지 않는다.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주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박중흠 삼성 엔지니어링 사장 역시 "(수요 사장단회의 강연을 통해) 한 해 동안 정말 많이 배웠다"며 "항상 배워가면서 일해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새해 결의를 다지며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새해에는 더 열심히 하겠다"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