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주택시장 핵심변수로 내년도 '입주물량'이 거론되고 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년 간 총 78만여가구가 입주하면서 단지물량으로는 1기 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치이기 때문이다.
월별 입주물량을 살펴보면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8개월 사이 입주물량 쏠림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입주소화불량 현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입주물량 쏠림이 가장 많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8개월 간 월 평균 입주물량은 3만8899가구다. 2016년 월 평균 입주물량이 2만4311가구였다는 점을 미뤄보면 1.6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2017년 12월은 4만9662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래 월간 기준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또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24개월 중 월간 4만 가구 이상 입주하는 시기는 총 다섯 번으로 이 또한 역대급이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8개월 동안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총 12만5735가구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인천 2만904가구와 서울 1만2723가구까지 더하면 해당시기 수도권에만 총 15만9362가구가 쏟아지는 셈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입주물량이 적은 서울 역시 수도권에 포함돼 있는 만큼 마냥 안도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한편, 지방에서는 △경남(2만8212가구) △경북(2만141가구) △부산(1만7918가구) △충남(1만7799가구) △대구(1만2495가구) 순으로 입주물량이 1만가구 이상 예고돼 있다. -
일반적으로 입주물량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경우 전세가격 약세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일례로 과거 2002년~2008년 사이 밀어내기 식 분양급증으로 연 평균 입주물량이 33만가구에 달했을 때 할인분양을 시도했다가 계약자 입주거부 사태와 청약경쟁 미달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심지어 2008년 하반기에는 서울 강남에서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집주인이 발을 동동 굴리기도 했다. 실제 당시 입주물량 1만가구 이상 쏟아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은 끝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 전세가격이 1년 새 18,29%나 하락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과거 2008년 때와 마찬가지로 입주물량이 늘어나기 전 2년 동안 전세가격이 급등했다는 점도 지금과 비슷하다.
2006년~2007년 전국 전세가격은 평균 13.31% 올랐으며, 2015년~2016년 역시 평균 17.50% 상승했다. 입주물량 확대로 전세가격이 하락한다면 집주인의 보증금 상환 부담이 과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이 급매물을 내놓을 경우다. 이는 매매가격 불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미래 특정시기에 발생할 물량급증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한 바 있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주택가격이 5% 하락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를 초과하는 한계 가구 비중은 10.2%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 역시 이에 따른 대비책으로 정책금융인 '보금자리론'을 활용, 입주자전용 보금자리론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이다. 분양 계약자를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입주활성화를 유도해 전세가격 변동성이 매매가격 불안현상으로 번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부와 연구기관은 물론 부동산전문가 그리고 주택수요자들까지 미래 특정시점과 특정지역 공급과잉 또는 수급불균형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주택시장 내 공급과잉 영향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금융 뿐 아니라 민간중심의 입주자 전용 대출상품 다양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입자가 집주인 보증금 반환 여력을 우려하지 않도록 전세금 반환을 담보로 한 보증보험 상품 활성화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응여력을 미리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