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 불구 올해 불투명 전망 내놔신규 사업 투자 및 기존 사업 역량 강화로 경쟁력 확보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본업인 정유부문과 비정유부문에서 수요 증가 및 스프레드 확대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바라보는 올해 전망은 불투명한 안갯속이다. '알래스카의 여름'처럼 최근의 호황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언제든 혹한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있다.

실제로 올해 정유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그리 녹로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과 신흥국 부채 문제, 트럼프 정부 출범, 국내 및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이 출렁이면서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안정적 수익 창출에 집중해 대내외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각오다.

SK이노베이션은 과감한 구조적 혁신과 강한 실행력을 통해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취임 일성으로 "당당하게 '혁신의 큰 그림'을 펼치자"며 혁신을 강조했다.

  •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투자 및 M&A(인수합병)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화학, 석유개발, 배터리 사업분야 등에 최대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한석화, 넥슬렌 JV와 같은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성공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수익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혁신 노력을 지속한다는 예정이다.

    김 사장은 "올해는 '2018년 기업가치 30조 달성'을 위한 매우 중요한 한 해"라며 "올 한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목표의 성패가 달린 만큼 리더를 중심으로 전 구성원이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 ▲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이사.
    ▲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이사.
    에쓰오일은(S-OIL)은 5조원 가량이 투입된 'RUC & ODC 프로젝트'와 공장 효율성 향상에 중점을 둔 'SUPER 프로젝트'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 'RUC & ODC 프로젝트'는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일일 7만6000 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RUC(Residue Upgrading Complex) 시설과 연산 40만5000t의 폴리프로필렌(PP) 및 30만t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ODC(Olefin Downstream Complex) 시설을 함께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연간 최소 2조원대의 영업이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2000억원을 투자해 진행중인 'SUPER 프로젝트'로 공장 효율성은 높이고, 운영 비용은 절감하는 방식으로 불황속에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구조재편에 나서고 있다.

    'SUPER 프로젝트'는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으로 초저유황경유 10%, PX(파라자일렌) 5%, 벤젠 8%씩 생산량이 각각 증가하게 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안전 등을 고려해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을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삼고 있다"며 "슈퍼 프로젝트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으로 공장 운영에서 효율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올해 미래 성장 동력 강화, 안정적 수익 창출과 안전 최우선의 공장 운영을 강조했다. 

  •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몇년 동안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윤활기유, 오일터미널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고 지난해 롯데케미칼과 합작한 MX(혼합자일렌) 공장도 준공을 마쳤다.  

    올해는 전 사업 영역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정유사업에서 높은 고도화설비를 바탕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원유다변화 노력과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도 높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유가, 환율 등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효율성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