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 파업에 지난해 총 5조원 매출 손실임단협 2~3년에 한번씩, 노사정위원회 역할 강조
  •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한국경제의 여건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한민국은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사상 최악의 혼돈의 시기를 겪게 된다. 특히 산재된 여러가지 불확실성 요인이 한국경제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점차 높아지고 있는 보호무역 장벽은 올해 글로벌 경제의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의 정부는 물론 기업간에도 치열한 신경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대한민국도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역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리스크로 꼽힌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촉발될 환율시장 불안에 선제적·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도 빼놓을 수 있는 악재다.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매출 손실과 경쟁력 약화, 이미지 및 신뢰도 추락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안도 찾아야 한다. 결국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는 길 밖에 없다. 특허 및 원천기술 확보에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기업들이 더욱 해외에 진출해 시야를 넓혀야 한다. 눈높이를 맞춘 현지화 및 다변화를 통해 수출을 늘리기 위한 전략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처럼 5대 불확실성 악재를 진단하고, 한국경제가 희망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한국 경제의 불확실한 악재로 노사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매년 반복되는 노사갈등으로 인한 노조의 파업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원년이 돼야 한다는 게 산업계의 바램이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와 조선 등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업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어려움이 예상, 노사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자동차와 조선 산업 등이 강성 노조로 뿌리내려진 상황에서 2017년 한국경제는 변화와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車기업 해외로 떠날 수 있다, '고비용·저생산' 구조 경고

  • ▲ ⓒ갑을오토텍
    ▲ ⓒ갑을오토텍

    매년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은 수조원대 피해를 남기며 국가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 업계는 강성노조로 불리며 산업계 파업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 14만2000여대, 3조1000여억원의 피해를 봤고, 기아차도 9만여대의 생산차질과 1조9000여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현대기아차를 합하면 총 5조원에 이르는 매출 피해다.

     

    올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노사간 이슈가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노조는 연례행사처럼 파업을 벌이고 있다"며 "매년 이뤄지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2·3년에 한번으로 조정한다든지 노사갈등 발생 시 노사정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식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자동차 노조들은 고비용 저생산 구조로 가는 현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며 "생산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기업들은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GM 같은 글로벌 기업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역의 생산 공장을 얼마든지 통폐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지엠 노조의 잇따른 파업이 한국시장 철수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국민들이 옹호하지 않는 것은 그들이 받고 있는 고임금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국내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연 9700만원(2014년 기준)에 달한다. 반면 미국 앨라배마 공장 근로자는 연 5700만원정도다. 차량 한 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국내 공장이 25.9시간, 앨라배마 공장이 15.8시간이다.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렇다 보니 완성차 회사들은 국내에 공장을 증설하는 것보다 해외로 나가길 원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노사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해외 사례처럼 회사와 노조가 하나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조합은 영원하고 회사 주인만 바뀌는 것'이란 생각으로 매년 임단협을 치르다 보니 충돌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다는 소중함,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먼저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노동개혁 성공사례를 보면 하나같이 회사의 위기를 노조가 함께 이겨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법과 제도적 보완에 앞서 노조의 인식 변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의 문제는 비단 완성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호타이어 같은 타이어 업체를 비롯해 갑을오토텍 같은 부품업체에도 해당된다.

     

    공조부품을 생산하는 갑을오토텍은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 180일(2017년 1월 3일 기준)이 지나면서 매출손실액이 약 1200억원에 달하고 있다. 2015년 2800억원 매출을 달성했던 회사는 노조의 파업으로 결국 1년 매출액의 절반 가량을 날린 셈이다.
     
    노조의 불법 공장 점거에 의한 생산라인 가동정지로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180개 협력사와 협력업체 1만9000여명의 가족들 모두 풍전등화이다.

     

    ◇조선업, 최악의 수주절벽 극복 위해 노사 합심 '중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조선도 자동차와 함께 강성 노조로 유명하다. 그 축을 이끌고 있는 업체가 바로 현대중공업이다. 조선업계 노조들도 파업 등을 일삼으며 임금 수준을 높여왔다.

     

    하지만 최근 업황 불황으로 그들의 파업 목적은 구조조정 반대로 바뀌었다. 사측은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만 하고, 노조는 그들의 일자리 보전을 위해 투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발, 노사갈등이 극에 달했다. 현재까지도 지난해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희망퇴직 등 자구안에 반발에 총 파업 등을 도모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지원 중단 등 강력한 조치에 결국 경영정상화에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새로운 집행부를 꾸렸다. 12월 중순쯤 작업이 마무리됐으며, 이러한 까닭에 아직까지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지금과 같은 불황에서는 파업이 조선업 생존을 결정할 수도 있기에 갈등 해소가 더욱 시급하다. 노사가 합심을 해도 이겨내기 어려운 판국에 노사갈등으로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중국에 이어 일본한테까지 덜미가 잡힌 한국 조선업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업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클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것보다 업계 전체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 한해는 노사가 더욱 합심해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노사 양측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라면서 "현재의 위기감을 심각하게 인식, 노사 양측이 한 발자국씩 물러나 하루빨리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철도 파업으로 시멘트업계가 큰 피해를 봤고,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일시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