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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를 마지막으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마무리됐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은 이 과정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판매 저하를 맛봐야 했다. 반면 무분규로 협상을 마친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견실한 성과를 내며 3분기를 보냈다. 특히 올해는 현대·기아차의 파업이 극심해 국가 경제의 핵심인 수출에도 악영향을 주는 등 후폭풍이 컸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 등 3사 노조의 파업으로 약 25만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노조는 하루 전면 파업을 포함한 총 24차례의 파업으로 13만1851대의 피해를 회사에 안겼고, 기아차 노조는 23차례의 파업으로 10만8000여대를, 한국지엠은 14차례 파업해 1만5000여대의 생산차질을 초래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0%나 급락했다. 이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3%나 줄어든 13만1539대에 그친 탓이다. 기아차도 영업이익이 22.5% 감소했다. 국내 공장의 생산차질로 내수 판매가 11만9710대로 11.29% 줄어든 결과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에도 파업 여파가 남아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이에 업계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목표인 813만대 달성은 커녕 800만대조차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내수 점유율도 60%가 무너졌다.
한국지엠 역시 경영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판매량은 확연히 부진했다. 3분기 내수 판매가 3.35% 줄어든 4만1211대에 그쳤다. 신형 말리부 출시 효과가 파업 여파로 실종되면서 8월 판매(1만2773대)가 급감한 탓이다.
이들 3개사의 부진과 달리 르노삼성은 무분규로 임단협을 진행, SM6를 앞세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갔다. 그 결과 3분기 2만4287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4.52% 성장했다.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먼저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친 쌍용차는 2만3233대를 판매했다. 티볼리를 제외한 차종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기보다 2.51% 내수 판매가 줄었지만 수출은 35.48%나 급증했다.
이처럼 올 임단협은 자동차 업계에 짙은 멍울을 남긴 체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두 달여 동안 완성차 업체들은 그간의 손해를 메꾸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앞서 선보인 신형 i30, 제네시스 G80 스포츠와 이달 신형 그랜저를 통해 판매량 제고에 나선다. 기아차는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신형 K7, 모하비, 니로 등 주요 차종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대규모 할인 행사 등 공격적 판촉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에 더해 신형 트랙스를 출시,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SM6에 이어 QM6가 인기를 모으면서 4분기에도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 판매에 집중하면서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