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타당성 조사 부실" 국토부 용역진 고발… 道 "민간협의기구서 갈등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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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공항 (자료사진) ⓒ 연합뉴스
연간 이용객 3000만명 돌파를 앞둔 제주공항의 과포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제2 공항 건설을 둘러싼 도와 도민 간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제주도가 발표한 '2016년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 이용객은 총 2970만7364명으로 2015년 2623만7562명에 비해 336만9802명(약 13%)이나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저비용 항공사(LCC)의 성장세로 하루 평균 이용객만 8만1168명에 달하는 제주공항은 항공기 지연, 시설 부족 등의 과포화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원희룡 도지사는 신년사에서 "새해 제주에서는 어렵게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제2 공항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제주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온 도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2 공항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도는 제2 공항 개발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의 지역 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다. 계획에서는 지역주민 이익 창출 방안, 제2 공항과 주변 지역 간 상생 사업 발굴, 공항 주변 지역 주거환경 개선방안 등을 검토하게 된다.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도의 의지와 달리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현재 개발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제2 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가 의뢰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타당성 검토'의 용역진 5명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도 높은 반대를 지속하고 있다.
반대위는 고발장을 통해 부실한 사전 예비타당성 용역, 용역에 활용된 비행장 안개일수 데이터의 불확실성 등을 지적하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반대위 소속 주민은 "2015년 12월 발표된 타당성 조사 결과에서의 B/C(비용대비 편익·1 이상부터 수익)는 10.58이었으나 1년 후인 2016년 12월에 발표된 결과는 1.23이었다"면서 "1년 만에 조사 데이터가 10분의 1로 낮아진 것은 조사과정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전타당성 검토 최종 자료의 '기상 항목'에 한진그룹 산하 정석비행장의 비공식 기상데이터를 인용하고서는 공식 관측기구 성산기상대에서 가져온 자료라고 조작한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부실한 사전 타당성 용역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주도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당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구 용역진은 사업 타당성 최종 보고서에서 기상 관련 자료를 성산기상대에서 인용했다고 했지만 이전 문서에서는 정석비행장 자료를 인용했다고 표기했다"면서 "제2 공항 부지 선정과정에 절차, 내용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국토부는 "단순 오타였다"고 해명해 논란을 낳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주변 개발 용역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역 주민들의 주거문제, 경제적 손실 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라며 "정석비행장 데이터 문제의 경우 국토부 측에서 입지선정과 안전문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말했다.
도는 '민간협의기구'를 출범해 주민과의 갈등 조정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대대책위 주민들은 "공항 개발사업은 물론 민관협의기구 구성 시도도 즉각 철회하라"는 완강한 입장이다. 대책위 주민들은 대규모 반대 집회 활동 등을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