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영업 실적이 연임 성공 배경제2창업, 약속의 땅 인도 여부 주목
  • ▲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
    ▲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
    이광구 행장이 50대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영업통에 걸맞는 추진력으로 수익성을 향상시켰고 숙원사업이었던 민영화를 이끌면서 경영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선임 전까지 하마평이 무수했지만 이광구 행장이 쌓아온 업적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장 선임에 이변은 없었던 셈이다.

이광구 행장은 취임 전부터 현장에 정통한 영업의 달인으로 꼽혀왔다.

2007년 카드전략팀장을 맡았을 당시 우리은행 베스트셀러인 '우리V카드'를 선보이며 남다른 영업 감각을 뽐냈다.

부장 시절에는 모교인 서강대를 비롯한 인근 대학가를 직접 돌며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었고, 부서원들과 병원이나 종교단체 등 굵직한 거래처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것도 이광구 행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내한 당시 우리은행 로고가 찍힌 모자 50만개, 교황 수행원이 사용할 우산 1000개를 제작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일화가 유명하다.

우리은행으로서는 전 세계 미디어의 이목이 집중된 국가 행사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브랜드를 오랫동안 노출할 수 있는 찬스를 얻게 됐다.

행사 이후 이광구 행장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신뢰와 기대감이 높아졌고, 실력과 아이디어를 겸비한 인물로 부상하면서 결국 49대 우리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행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영업통 특유의 저력을 발휘했다. 

취임 전 2014년 4000억원에 불과했던 당기순이익을 1조원까지 끌어올렸고 매분기마다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최대 약점이었던 건전성 부문도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꿔놨다. 

2013년 최고 2.99%였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을 지난해 1.05%로 절반 가량 줄였다. 80%수준이었던 NPL커버리지비율 역시 155.9%가지 끌어올리면서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추게 됐다.

이광구 행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위비뱅크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모바일 전문은행 선두주자로 자리잡았다.

이 행장은 '위비톡-위비멤버스-위비마켓'으로 이어지는 생활 밀착형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해외네트워크를 확대한 점도 높게 평가받는다. 

이광구 행장 취임 전 73개에 불과했던 해외 영업망은 지난해 말 기준 250개까지 늘었다. 현재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필리핀과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며 동남아 금융시장 강자로 입지를 굳혔고, 인도시장 진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점만 늘리던 해외네트워크 전략에서 벗어나 위비뱅크, 우리카드와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제 이광구 은행장은 본인이 약속한 '제2의 창업'을 실현할 때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행보 역시 상업·한일 구도에서 벗어나 새롭게 변화된 우리은행이 나아갈 길을 닦아온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금융지주회사로 재전환, 핀테크를 통한 해외 수익원 다각화 등 할 일이 태산처럼 많지만 농부처럼 꾸준히 관리하면 그 과실은 무엇보다 탐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광구 행장이 우리은행의 내적, 외적 성장을 이끄는데 큰 공을 세웠다"며 "민영화로 새롭게 거듭난 우리은행과 함께 나아갈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