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철강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에 발맞춘 적극적인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중국내 환경규제 강화, 구조조정 등도 중국 철강사들이 해외로 발을 돌리는 배경이 되고 있다.
3일 중국 마이스틸에 따르면 중국 최대 철강사인 허베이강철은 슬로바키아 US스틸 코시체(U.S. Steel Košice)를 인수할 예정이다.
허베이강철과 US스틸 코시체는 지난 1월 26일 피츠버그에 있는 US스틸의 본사에서 M&A와 관련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베이강철은 이에 따라 현장검사를 포함해 법적, 행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금액은 14억 유로로 추정되며, 한화로 환산하면 약 1조7500억원 수준이다.
US스틸 코시체는 1959년 설립된 슬로바키아 최대 철강사다. 설립 당시에는 East Slovakian Steelworks(VSŽ)라는 사명으로 운영됐지만, 2000년 미국 US스틸에 인수되면서 US스틸 코시체로 바뀌었다.
현재 공장내 직원은 총 1만1000명 정도로 추정되며, 2014년 기준 연간 생산량은 430만톤 수준이다.
이 소식과 관련해 US스틸 측은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베이강철 역시 중국 춘절 연휴로 이를 확인해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매체들 역시 외신을 통해서만 이 소식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S스틸 코시체 공장 설비 인수에 관한 얘기는 수년전부터 거론돼 왔다. 체코 철강회사 모라비아스틸(moravia steel)이 인수자에 이름을 올렸으나, 모라비아스틸은 "관심이 없다"며 소문을 일축한 바 있다. 당시 슬로바키아 정부에서 해당 설비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허베이강철은 해외 투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중국 철강사 중 하나다. 남아공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는가 하면 이라크 전기로 건설도 진행 중에 있다.
허베이강철은 지난 2014년에 국영 남아공상공업개발공사와 총 500만톤 규모의 합작제철소를 건설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1단계 300만톤, 2단계 200만톤의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곳에 투자되는 비용은 총 4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인 한단(邯鄲)강철도 이라크에 철근 및 형강 생산을 위한 전기로를 건설하는 등 허베이강철은 가장 활발하게 해외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내 여러 철강사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0월 중국바이인비철그룹(BNMC)은 약 7억 달러를 투자해 필리핀에 스테인리스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의 국유기업인 BNMC는 필리핀 기업인 글로벌페로니켈홀딩스와 스테인리스 회사를 설립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중국 시노스틸그룹도 지난해 10월 케냐와 함께 케냐 현지에 철강사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시노스틸그룹은 케냐 공업부,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케냐에 신규 철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용의 합의를 체결했다. 이는 케냐 최초의 종합 철강사로 현지 건설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