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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은행과 보험 등 타 금융업 대비 증권업계에 불리한 규제를 대거 풀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6일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투자업계가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은행-보험산업과 비교해서 증권업이 부당한 규제하에 놓여있는 것을 빨리 고쳐나가야 한다"며 "국내 금융업권간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투자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국내 금융규제와 해외 규제가 차이를 보이는, 국내외 기울어진 운동장도 바로 잡겠다"며 이를 올해 꼭 해야할 중점 추진사항으로 꼽았다.
증권사가 은행·보험에 비해 규제가 불리한 점을 해소하기 위해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현재 금융업 관련 규제 중 증권사에게 불리한 사례로는 '법인지급 결제'와 '증권사의 환전 제한' 문제를 꼽았다.
그는 "증권사들이 3775억원의 돈을 내고 지급 결제망에 들어오도록 허용됐는데, 8년이 넘도록 증권사의 법인지급 결제는 허용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금융업 전체의 기반과 개인의 고객 편의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증권사는 투자 목적외에는 환전 업무를 못하는 절름 발이 상태"라며 "올해 법인지급결제와 환전 업무 규제 완화에 대해 업계와 같이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황 회장은 "초대형 IB의 업무 영역 확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의 완화, 중기특화 증권사의 IB 업무 확대 등 (업계에서) 개선돼야 할 부분을 정리해보니 대략 100가지 정도 된다"며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같은 황 회장이 규제 철폐를 위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겠다고 선언한 것은 올해가 금융투자협회장으로서 보내는 사실상 마지막 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황 회장은 삼성증권,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을 거친 뒤 지난 2015년 2월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국내에서 실물과 금융 경험을 모두 갖춘 유일한 전문가로 꼽힌다.
반면 취임 이후 증권업황이 부진을 지속하고 있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나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초대형 투자은행(IB) 등 황 회장이 진두지휘한 제도와 사업이 부진하거나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급결제, 외환업무, 신탁업법 분리 등 증권업계를 옥죄고 있는 규제와 불합들을 대거 풀어 남은 1년 업계 내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