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 단위 학교 전달 거부… 교육부, 지정 결과 따라 향후 대응
  • ▲ 지난달 31일 발표된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뉴데일리경제
    ▲ 지난달 31일 발표된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뉴데일리경제


    국정 역사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역사교육 연구학교'를 놓고 교육부와 시·도교육감의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내년도 현장 적용에 앞서 모델 개발 등에 나설 연구학교 지정과 관련해 진보 교육감들이 공문 전달을 거부했고, 교육부는 향후 결과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대구, 경북, 울산, 충북, 대전, 전남, 전북, 제주, 세종 등 9곳이 역사교육 연구학교 공모 공문을 단위 학교에 내려보냈다.

    앞서 지난달 10일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연구학교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대한 공문을 교육청이 단위 학교로 전달하도록 했는데 서울 등 8곳이 거부한 것이다.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되자 "국정 역사교과서 정책 폐기만이 우리나라 역사교육을 살리는 길이다"며 각을 세웠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교육부가 현장의 의견을 듣는다고 하면 당연히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애초 2017학년도 새학기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배포하겠다는 입장에서, 2018학년도로 연기했고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는 역사교육 연구학교 1개교당 1천만원 내외 운영비를 지원하고, 참가 교원에 대한 가산점은 교육청별로 부여한다는 내용의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연구학교로 지정된 중·고교는 새학기부터 국정 역사교과서를 주교재로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상당수 교육감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교육부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며 설득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공문 전달을 거부한 교육청에 대해선 특별감사·행정소송 등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단위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낸 교육청 가운데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거나 아예 거부 의사를 표명한 곳이 있어, 이달 10일까지 진행되는 연구학교 신청은 상당히 적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어도 교육감은 거부 입장을 보였다. 관내 학교 교사들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공문 발송 거부 등 비협조 교육청에 대한 대응 방향과 관련해 교육부는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전국 9개 교육청이 공문을 단위 학교에 보내라는 요청을 수행했다. 교육청의 15일 지정 결과 보고를 통해 연구학교 수요가 나올 것이다. 현재 어느 정도 될지 추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의 경우 연구학교 규모가 확정되면 확보할 계획이다. (행정소송 등은) 상황이 끝나야 명확히 나올 거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