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변화와 혁신, 각 계열사별로 구체화SK(주) 비롯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분야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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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지난해 경영 복귀 이후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것이 점차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로 침체된 국가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재계의 다른 대기업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특검 수사에 발목이 잡힌 것과 대조적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연초부터 발빠른 공격경영에 나서며 최태원 회장의 주문을 '착착' 구체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17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에 4차 산업혁명을 대비,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에 각 계열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가 7조원, SK이노베이션이 3조원 등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SK그룹은 국내외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M&A와 지분투자 등 전략적인 투자에도 4조9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해 전략적 투자규모(3조1000억원) 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투자계획은 곧바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 SK(주)는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업체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2일에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미국의 다우케미컬의 에크릴 아크릴산 사업부문을 3억7000만 달러(약 4200억원)에 인수했다.

     

    또 지난 3일에는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부문 지분 인수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번 인수를 위해 SK하이닉스는 3조원을 베팅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체 투자 규모 7조원 가운데 절반 가량을 쏟아 붓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낸드플래시에서는 5위권(10.4%)이다. 반면 도시바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36.6%)에 이어 2위(19.8%)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메모리사업 부문을 인수하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서며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게 된다. 과감한 투자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SK(주)는 중국의 3위 축산업체인 커얼친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SK그룹은 축산업과 ICT를 접목한 스마트 팜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검토 단계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국의 석유화학업체인 상하이세코의 지분 50% 인수도 진행 중이다.

     

    SK그룹 관계자는 “M&A 관련해서는 '따로 또 같이'를 기반으로 각 계열사에서 필요한 매물을 물색하고, 그룹이나 다른 계열사에서 함께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CEO 세미나 등에서 주문한 사항들을 각 계열사 CEO들이 구체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