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상황 가운데 '경영 정상화' 집중, 사장단 대부분 '묵묵부답''中 ICT 동향-한중협력' 강연 경청…"경영 정상화 총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영장 재청구 결정에도 15일 수요 사장단 회의가 예정대로 열렸다. 1차 영장 청구 당시 회의가 취소된 바 있어 이번 회의도 취소될 것이란 의견이 많았지만 삼성은 일정대로 회의를 진행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매주 수요일 오전 삼성 계열사 사장들은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모여 사장단 회의를 진행한다. 주로 전문가 강연으로 진행되지만 사장단 내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한 협의도 이뤄진다. 회의는 하계·동계 휴가가 있는 2주일을 제외하고 매주 개최돼 왔다. 사장단 회의가 진행된지 8년 만인 지난달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로 취소된게 유일하다.

    이날 사장단은 '중국의 ICT 기술동향과 한중협력 방향'을 주제로 한 이우근 칭화대 마이크로나노전자과 교수의 강연을 들었다. 위협으로 떠오른 중국 궐기를 대비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회의가 열리는 서초사옥은 분주함과 함께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회의에 참석하는 사장단은 이 부회장 영장 재청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미래전략실에서 법적인 실무를 담당하는 성열우 미래전략실 법무팀장(사장)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지만 침묵을 지켰다. 삼성전자의 법적 실무를 주관하는 김상균 삼성전자 법무실장(사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사장단 대부분은 묵묵부답을 유지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만이 "재판 중이니 언급 안하는게 좋겠죠"라고 언급하는 정도였다.

    한편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4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삼성이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대가로 최 씨 일가에 불법 자금을 지원했다는 혐의다.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과 함께 재산국외도피 및 범죄수익은닉도 함께 추가됐다.

    삼성은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면서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영장 청구가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앞세워 최소한의 방어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16일 오전 10시 30분 한정석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영장 결과는 17일 새벽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