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하던 SK증권 매각, 중간금융지주사법 암초걸려 현실화내부계열사 매각·유예 사실상 불가…그룹과 손닿는 외국계 PEF 유력업계 "PEF 매각시 '파킹딜'논란 등 진성매각 의심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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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증권의 매각설이 최근 다시 불거졌다.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않은 SK그룹 측은 외국계 PEF를 통해 SK증권 매각를 물밑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의 매각설은 지분 10%를 보유한 SK C&C가 SK와 합병해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 지난 2015년 8월 이후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SK그룹이 SK증권의 제3자 매각을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최근 매각설이 수면위로 다시 떠올랐다.


    SK증권 매각은 SK그룹의 계열사 전략에 따른 것이 아닌 '금융지주가 아닌 지주회사는 금융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조항 때문이다.


    당초 SK그룹과 증권은 모두 매각 추진을 부인하며 직원 동요를 최대한 막아왔다.


    이들은 모두 SK그룹의 유일한 금융사인 SK증권을 그룹 차원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SK그룹과 증권은 모두 "8월까지 매각해야 되는건 맞지만 아직 내부 계열사에 팔지, 제3자에 매각할지를 결정하지 않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소명해서 매각을 유예할 수 있어 여기에 우선 주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매각이슈를 잠재우는데 주력했다.


    반면 최근 SK그룹이 SK증권에 대한 방향을 서서히 바꾸고 있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재계로 튀면서 SK그룹이 원하던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중간금융지주회사법) 통과가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이며 SK증권의 거취도 불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야당 역시 중간금융지주회사법 도입과 관련해 삼성그룹과 공정거래위원회의 로비의혹을 조준하고 있어 법안 통과 이후 금융계열사를 보유하려던 SK그룹을 비롯한 그룹들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증권사 매각을 미루며 추이를 지켜보던 SK그룹측도 물밑에서 매각을 타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계열사, 방계계열회사 매각이나 공정위 소명을 통한 매각유예는 현 상황에서 오해를 살만한 소지가 있어 제3자 매각을 검토 중이다"라며 "매각 기한까지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신속한 처리(매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 대상이 '완벽한 제3자'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관계자들로부터 나온다.


    SK그룹 차원에서 SK증권은 그룹 내 유일한 금융사로서 보유에 따른 이점이 많고, 최태원 회장 역시 그룹 내 금융업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입장에서는 SK증권을 팔고 싶지 않다는 것이 명백한 의중이지만 팔아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매각 이후에도 그룹과 손이 닿을 수 있는 PEF에 매각하는 방법이 있다"며 "PEF 중에서도 외국계 PEF를 대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과 연관된 PEF 매각 타진은 SK와 SK C&C 합병 이후 제기된 SK증권 매각 이슈에 대해 방계계열회사의 지분인수를 검토했던 것과 유사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SK그룹이 외국계 PEF를 통해 SK증권 매각을 추진할 경우 파킹딜 논란이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파킹딜이란 지분을 다시 사들인다는 조건(콜옵션) 등을 달아 제3자에 매각하는 행위로, 이미 지난 2015년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PE에 매각하려다 이같은 논란에 결국 오릭스 측이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이 SK증권의 진성매각을 추진키로 최종 결정한다면 콜옵션 등 매각조건과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부분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SK증권이 M&A 시장에 나온다면 지분 10% 만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어 타 증권사 대비 부담이 낮다는 점에서 PEF가 아닌 국내외 타 증권사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곳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그룹이 처분해야 하는 SK증권 보유지분 10.00%(3201만1720주)에 대한 시장가격은 3700억원 수준으로, SK증권을 인수하는 회사는 경영권 프리미엄(약 1000억원 추정)을 감안해도 이점이 많고, 반대로 SK그룹 입장에서는 SK증권 매각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