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융지주·은행 사외이사 후보군 총 649명, 신한금융이 절반 차지KB금융 전문 분야 8개로 스펙트럼 가장 넓은 편, 전문가 골고루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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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와 은행이 정기주총을 앞두고 사외이사 선임을 마무리 지었다. 대부분 기존 이사들을 연임시키며 안정 체제를 유지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외이사 후보군을 꾸리고 적임자 관리에 공 들이고 있다.
6일 각 금융사가 발표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은행이 가장 많은 사외이사 후보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하나·KB금융지주와 은행이 관리 중인 사외이사 후보군 전체 숫자는 총 649명에 달했다.
공통적으로 지주사들이 은행보다 두 배가 넘는 이사 후보 인력풀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신한금융지주는 이사 후보만 219명에 달하며 압도적인 규모를 과시했다.
신한금융에 이어 하나금융이 114명, KB금융이 107명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 역시 신한은행이 99명의 인력풀을 구성해 최다수를 기록했고 국민은행이 70명, KEB하나은행이 40명을 관리하고 있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신한금융지주와 은행만 여성 사외이사 후보 규모를 공개하고 있는 점이다.
신한지주는 지난 2015년 2월까지만 해도 사외이사 후보군 중 여성 후보수가 11명에 그쳤지만 2016년 12월 기준 48명까지 확대했다. 신한은행도 2015년 8월말 10명이었던 여성 후보군을 2016년 말 14명으로 늘렸다.
신한금융지주와 은행 측은 관련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충분히 갖춘 여성 후보군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검증하고 있으며, 여성후보군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주와 은행 내 여성 사외이사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인력풀은 풍부하나 발탁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KB금융지주는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가 여성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준수·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후보 인력풀 골고루 채워
금융사들이 이처럼 사외이사 인력풀을 마련해 운영하는 이유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2014년 말 이사회와 사외이사 구성의 다양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모범규준을 발표했다. 금융, 경제, 법률, 회계, 소비자보호, 정보기술 등 전문 분야별 후보군 관리를 요구한다.
현재 금융사들은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후보 관리 기준을 마련한 상태다.
신한금융은 여기에 '성장경로'와 '조직문화'라는 자체 특성도 반영했다. 창업정신을 잇기 위해 재일동포 주주대표 사외이사 후보군과 전략적 제휴 이행에 따른 BNP파리바 추천 사외이사 후보군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사회의 안정성,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그룹사내 현임 사외이사도 지주 후보군으로 포함해 별도 상시 관리한다. 계열사 사외이사가 지주·은행 등 다른 곳에서도 선임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인력풀은 경쟁사보다 작지만 분야에서는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 전문가를 골고루 관리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신한금융도 후보군 전문 분야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2015년까지만 해도 금융·경영·경제·회계·법률 등 총 5개 분야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렸지만, 지난해부터 디지털,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 분야 전문가를 대폭 늘렸다.
그 결과 전문 분야는 총 7개로 늘었고 소비자보호 관련 인력은 17명이나 보강됐다. 디지털금융에 힘을 본격적으로 실은 지난해에는 신임 사외이사로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를 발탁하기도 했다.
IT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경영 전략과 외부 환경 변화에 맞는 후보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대다수의 금융사들은 여전히 금융이나 재무 관련 후보를 가장 많이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지주는 금융, 경영, 경제 관련 후보만 125명에 달했고 하나지주 54명, KB지주도 26명을 보유 중이다.
관련 업종이기도 하지만 보상위원회나 위험관리위원회에 금융 혹은 재무 분야 종사자를 1인 이상 반드시 포함시켜야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후보군을 꾸려 운영 중이지만 다른 곳에서 이사로 활동했던 사람들을 재선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선임하고 경영 활동에 새로운 시각과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사외이사들을 발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