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개월간 3개 해운사 인수...업계 큰손 부상급격한 덩치 키우기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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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행보가 해운업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진해운 일부 노선을 인수한 지 3개월만에 다시 한번 STX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황이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몸집을 크게 불리고 있어,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이 ㈜STX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14일 선정되면서, SM그룹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장밋빛 미래를 점치는 이가 있는 반면 걱정어린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을 인수한데 이어 이번에 STX 인수전까지 뛰어들며 SM그룹은 해운업계 큰손으로 부상했다. 업황 회복이 더딘 가운데 적극적으로 해운사 인수에 나서는 SM그룹에게 이목이 집중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업계는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SM그룹의 통큰 투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간 인수과정을 보면 SM그룹은 지난해 11월 회생기업인 벌크선사 삼선로직스를 인수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한진해운의 아시아·미주 노선과 일부 자산을 인수, SM상선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이후 3개월만에 다시 한번 STX 인수전까지 참여하며 완전한 해운업체로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SM그룹이 야심차게 해운업 정복에 도전하고 있지만 당장 닥친 현실은 녹록치 않다. 업계는 기존업체들이 가진 영업망을 SM그룹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해운은 다른 업계와 달리 얼라이언스(전략적 제휴관계) 구축이 중요하다. 금일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과 전략적 협력 본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신생업체인 SM그룹이 당장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한진해운 사태를 겪으며 트라우마에 빠진 고객들이 SM상선에 재차 신뢰를 보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M그룹이 덩치를 키우며 해운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자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공급과잉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생업체의 등장으로 치킨게임이 벌어질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SM그룹이 기존업체들과의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가격 경쟁력이라는게 중론이다. 따라서 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현 시장에 다시 한번 저가정책이 펼쳐질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운업체들은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이라 보면 된다"면서 "이러한 가운데 SM그룹의 해운업 진출이 업체들간 치킨게임으로 불거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SM그룹이 급격하게 덩치를 키우면서 STX그룹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걱정어린 시선도 있다.

     

    STX그룹은 2000년대 중반 조선산업이 호황일 때 여러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중국 대련 조선소를 건설하는가 하면 노르웨이 아커야즈를 인수하며 STX유럽을 설립하기도 했다.

     

    국내에만 총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한때 자산 총액이 재계 1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조선업이 전례없는 불황을 겪으며 STX그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물론 이같은 사태가 SM그룹에 그대로 재현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해운업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SM그룹이 무리한 인수를 추진했다면 STX그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