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국민연금에 대우조선해양 담당 책임자를 보내 설득전에 나섰다. 

30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 구조조정 담당자인 김석균 산은 구조1실장과 김형균 수은 기업구조혁신실장은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 본부를 찾아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급파된 두 국책은행의 실장들은 각각 구조조정본부의 임원 다음으로 높은 직급으로 핵심 책임자에 해당한다. 

두 채권단은 당초 이날 회의에 일반 실무진을 보내려고 했으나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감안해 실장급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전체 회사채의 30%에 해당하는 39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내달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4400억원의 회사채 중 40%를 보유하고 있어 국민연금이 구조조정에 반대할 경우 사채권자 채무재조정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 이날 채권단은 국민연금과 만남에서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의 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우조선의 재무현황, 조선업 업황 전망 등을 상세히 전달하기 위해 대우조선 실사를 담당한 삼정KPMG, 법률 자문을 맡은 태평양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연금은 실사보고서, 차입금 상환 내역, 손익 세부 근거, P플랜 계획안 등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측은 "향후 구조조정 방안과 관련해 추가로 자료 요청을 하거나 질문들이 이뤄질수 있다"면서 "신중하게 검토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은 내달 17일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까지 최종 입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여파로 최순실게이트에 휘말린 데다 대우조선의 경우 손실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동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31일 투자관리위원회를 열고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에 관한 내부 의사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만일 채무재조정 합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산은과 수은의 2조9천억원 신규자금 투입없이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에 돌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