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10대 건설사 중 최악… 국내주택 의존도-수주잔고 부족"매각 이슈보단 재무안정성 먼저 챙겨야"
  •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종로구 소재 대우건설 본사. ⓒ뉴데일리경제 DB


    대우건설이 지난해 3분기에 불거졌던 회계 리스크를 벗어났다. 문제는 회계 이슈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는 점이다. 여기에 현 매출구조상에서의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한데다 향후 먹거리마저 줄어들고 있어 현재와 과거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 이슈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대우건설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하향 검토)' 및 'A2(하향 검토)'에서 'A-(안정적)' 및 'A2-'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 측은 "해외 프로젝트의 원가 추정 및 공정관리 능력에 대한 신인도가 하락했으며 대규모 손실인식에 따라 재무구조가 저하됐다"고 신용등급 하향 조정 사유를 밝혔다.

    실제로 2016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우건설 유동비율은 96.1%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94.8%)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전년대비 변동률을 보면 마이너스(-) 46.4%p를 기록, 이들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7.1%p 증가한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부채비율 또한 365.1%로 10대 건설사 최대 증가폭(117.0%p)을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했다. 결국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 셈이다.

    여기에 '청라 푸르지오', '송도 글로벌 주상복합' 등 대물인수한 부동산을 비롯해 비영업용 자산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매각대상 자산 규모를 고려해보면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은커녕 중단기적으로 차입금 상환에도 기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의 매출구조로는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향후 먹거리마저 부족하다. 게다가 회계 이슈 마무리로 끝난 줄 알았던 잠재 리스크도 여전하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매각시기 조율이 직면한 과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이 때문이다.

    2012년 매출의 39.3%를 차지했던 해외 플랜트 부문이 지난해 19.6%까지 비중이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는 국내주택이 대신했다. 2012년 17.8%에 그쳤던 비중이 지난해 31.4%로 늘어난 것. 하지만 이 같은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매출구조가 현 국내 주택시장 전망을 버틸지는 의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경기 둔화로 미분양이 다시 증가하고,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하는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업실적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입주 지연으로 인해 영업현금흐름이 저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해외 신규수주 여건은 여전히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대규모 손실 기록으로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해외부문에 대한 수주정책도 보수적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신규 해외수주액은 7억달러로 전년 25억달러 보다 69.4% 줄어들면서 10대 건설사 평균(47.8%) 이상으로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2014년 이후 해외부문 원가율은 100%를 상회하고 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원가율 조정이 발생, 대규모 영업손실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한승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주요 해외 손실 프로젝트의 진행률이 50% 안팎에 그치고 있어 추가원가 발생 가능성이 잔존하고 있으며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하에 신규 수주물량의 채산성 확보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내재해 있어 사업장별 원가율 추이 및 공기 지연 여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분석했다.

    설령 관측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반전된다고 하더라도 대우건설에게는 부담이다.

    국내 주택사업을 비롯한 수주고(34조원)가 1년새 업계에서 가장 많이 빠졌기(-13.3%) 때문이다. 이 기간 10대 건설사의 수주잔액 변동률은 -2.3%다. 같은 기간 신규주택 공급을 위한 보유용지도 5816억원(-36.8%)으로 평균인 -13.21%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보유용지 통계에서는 10대 건설사 중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제외한 8개사 기준이다.

    여기에 잠재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매출채권은 1조1743억원으로 전년보다 1.12배 늘어났으며 미청구공사액도 1조3251억원에 달해 10대 건설사 평균인 1조851억원을 웃돌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화증권과 그에 따른 매각 추진 시기 조절 여부 그리고 그 선행작업인 주가 부양 등이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안정적인 재무건정성을 먼저 구축했을 때 이뤄지는 것들이다. 당장 영업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