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 인건비 5663억4700만원 전기대비 56%↑… 직배송 서비스는 악수(惡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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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로켓배송 모습. ⓒ쿠팡
쿠팡이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561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2년 누적 손실만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쿠팡의 직배송 서비스가 손실을 키워 적자를 키울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지난 2012년 시작한 로켓배송(직배송)이 결국 악수(惡手)로 작용해 영업 효율화를 떨어뜨리고 있다.
로켓배송이란 단순 직접 물건을 사고팔았던 직매입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상품의 배송까지 자사의 인력인 쿠팡맨을 통해 직접 배달하는 방식이다.
쿠팡이 직접 매입한 상품을 자사의 인력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보니 배송 시간이 택배회사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하는 타사에 비해 빠르다. 물품을 빨리 받아 받고 싶어 하는 고객의 심리를 잘 파악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자체 인력을 통해 배송이 이뤄지다 보니 인건비 지출도 타사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은 영업손실 56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인 티몬 1585억원, 위메프 636억원보다 최고 8배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위메프가 직전년도 대비 55.3% 손익 개선을 이뤄 적자 폭을 줄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업계는 쿠팡의 이러한 영업손실은 쿠팡맨의 인건비 및 물류창고 개설 등 로켓배송 방식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기반으로 정보를 알려주는 크레딧잡에 따르면 쿠팡에서 근무하는 총인원은 약 5992명으로, 평균 연봉은 3878만원이다. 인건비만 1년에 2323억6960만원을 지출하는 셈이다.
쿠팡 측은 쿠팡맨이 현재 약 36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봉은 3200~38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연봉은 동일하다.
단순계산으로도 쿠팡맨에서 나가는 인건비는 1년에 최소 1152억원에서 1368억원 수준으로 전체 인건비에 절반이 넘는다.
크레딧잡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평균 연봉은 4323만원, 3489만원, 근무 인원은 각각 1210명, 1175명이다. 양사는 인건비로 1년에 총 523억8300만원, 409억9575만원을 사용한다. 쿠팡은 쿠팡맨 고정 지출 비용으로만 일 년에 양사의 총 인건비 2배를 넘게 사용한다는 뜻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의 당기 인건비 금액은 5663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 인건비인 3626억9900만원보다도 2000억원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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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 CI. ⓒ쿠팡
쿠팡은 로켓배송 강화를 위해 지난해 인천과 덕평에 대규모 물류센터도 건립했다. 정확한 금액은 쿠팡 측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한 곳당 1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물류센터는 감가상각 방식으로 바로 투자 금액이 반영되지는 않는다.
직배송 서비스로 적자 폭이 커진 쿠팡이 향후에도 물류센터 건립 등 직배송 서비스 강화를 이어갈지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쿠팡은 2015년 5470억원 영업손실, 지난해 56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받음 금액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를 2년 만에 거의 다 사용한 셈이다.
현재 남아있는 현금 보유액은 3632억원 수준이다. 올해도 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되면 보유현금을 모두 소진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매출 1조9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직매입 비중이 높아 실제 매출은 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고정 지출 인건비 등이 많아 쿠팡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투자를 받거나 실적을 대폭 개선하지 않으면 진짜 위기가 시작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쿠팡 측은 계획된 적자라며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맨과 물류센터 구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들에게 이로운 서비스"라며 "다만 직배송 서비스를 시행해 고정비용이 타회사보다 높은 것은 맞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의 손실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쿠팡은 올해도 로켓배송에 초점을 두고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