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의 먼지로 PM(Particulate Matter) 10이라고 한다.
이는 사람 머리카락 지름(약70㎛)보다 7분의 1 정도의 굵기로, 대부분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주로 배출되며 질산염, 황산염, 암모늄 등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어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에 축적된다.
미세먼지 중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은 미세먼지를 초미세먼지라 부르며 지름 2.5㎛ 이하의 먼지로서 PM2.5라고 한다.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 등을 통해 직접 배출된다.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여기서 혈관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또한,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환경부가 2017년 3월 3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PM10)는 2000년대 초반에는 51~61㎍/㎥에 달했는데 2007년부터 감소하다 2013년부터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그 오염도가 다시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며 굴뚝 산업 정책을 펴오면서 대기오염이 심해졌는데, 특히 우리나라와 근접한 동북 지역(베이징, 허베이성, 산둥 지방 등)이 중국 내에서도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가장 많은 곳이다.
중국은 석탄 의존도가 70%가량(중국통계연보, 2011)이며, 석탄연료 사용이 증가하는 겨울철에 스모그가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의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와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오염물질과 함께 혼합ㆍ축적되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황사나 스모그 둘 다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끼치는데 황사가 중국 몽골의 건조지대에서 발생한 자연현상인 반면, 고농도의 미세먼지 발생은 자동차ㆍ공장ㆍ가정 등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인위적 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이 된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도 서울과 중국 베이징, 인도 뉴델리가 공기 오염이 가장 심한 3대 도시라고 보도했다. 미세먼지에 의한 위협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는 발생 자체를 막아야 하므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전국 동시다발적인 정확한 계측을 통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국과의 협상 테이블 위에 반드시 이 문제를 올려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주는 영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발표에 의하면, 서울 지역에서 미세먼지 일평균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44% 증가하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95% 증가한다고 하며, 하루 단위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증가해도 사망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화여대 병원이 임신부 1천500명을 4년에 결쳐 추적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당 10㎍ 상승할 경우,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최대 1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저체중아 출산율과 조산·사산율도 각각 7%와 8%씩 증가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이 12개 지역의 아동 1천 700명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폐활량이 떨어지는 '폐 기능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다른 지역 아동보다 5배가량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만성기관지염, 폐렴, 폐암 등 각종 호흡기질환의 발생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천식이 있으면 기관지와 폐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증상 악화뿐 아니라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다. 폐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역시 미세먼지로 인해 급성악화는 물론 폐암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하고 조기사망 확률은 7%씩 커졌다고 발표됐다. 그 밖에도 안구건조증을 만들 수 있으며, 뇌 인지 기능 퇴화 속도를 가속화 시켜 치매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예방 및 대처법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미세먼지 차단및 노출을 최소화하고, 노출 후에는 미세먼지를 잘 털어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세먼지 대비수칙을 살펴보자.
환경부는 미세먼지 농도를 6단계로 나누어 미세먼지 예보 등급에 따른 행동요령을 만들었다.
* 좋음 : 0~30㎍/㎥ * 보통 : 31~80㎍/㎥ * 약간 나쁨 : 81~120㎍/㎥ - 노약자들의 장시간 실외 활동 가급적 자제 * 나쁨 : 121~200㎍/㎥ - 무리한 실외 활동 자제 요청((특히 호흡기, 심질환자, 노약자) 장시간 무리한 실외 활동 자제 * 매우 나쁨 : 201~300㎍/㎥ - 실외 활동 제한, 실외 활동 자제 * 위험 : 301㎍/㎥ ~ - 실내 활동으로 제한
첫째, 일반 국민은 대기정보 제공 사이트인 에어코리아(www.airkorea.or.kr)에 신청하면 미세먼지 예보 내용을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로 받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상태가 나쁜 것으로 예측될 때는 미세먼지 행동요령 정도에 따라 야외활동을 자제하거나 외출을 삼가한다.
들째, 야외 활동 후 실내에 들어오면 샤워를 통해 머리카락이나 옷 등 몸에 남아있는 미세먼지를 없애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 입었던 옷은 갈아입으며 깨끗이 털어 보관한다.
셋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되면 집안의 문을 닫아 미세먼지의 유입을 차단한다. 집 실내에서는 충분한 습기유지와 함께 공기청정기 등을 켜주는 것이 좋다.
넷째, 외출할 때는 식약처 인증 KF80 등급(먼지 차단율 80%) 이상의 방진 마스크와 황사 마스크를 착용한다. 아울러 긴 소매와 장갑, 목도리 등을 착용하여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경우 콘텍트 렌즈를 8시간 이상 장시간 착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렌즈로 인해 눈이 보다 건조해지면서 충혈,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섯째,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 먼지가 폐암을 증가시키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요리 시에는 창문을 열고 환기하거나 주방 후드를 작동시켜 미세먼지 양을 줄여준다.
여섯째, 포장되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2분간 물에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어 먹는다. 노상이나 야외 조리음식은 미세먼지로 인해 오염가능성이 높다. 가급적 어린이들이 사먹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곱째,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김, 다시마, 메생이 등 해조류는 미세먼지 속 중금속과 세균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며, 인삼과 도라지에 함유된 사포닌은 미세먼지 속 이물질과 세균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줄여준다. 마, 연근, 야콘 등의 뿌리채소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데 좋다.
여덟째, 기침, 가래, 재채기 등 감기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염, 폐렴 등 이차 세균감염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만성 호흡기질환 환자는 특별히 미세먼지 노출에 주의를 요하며 독감,폐렴 백신을 반드시 접종하는게 좋다.
/서울적십자병원 병리과장 (Ph D.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