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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의 조각이 속도를 내면서 공공기관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 뉴데일리
"지자체장이 새로 오면 일괄 사직서를 받고 재신임 여부를 묻는데 하물며 대통령이 바뀌었어요. 다들 긴장할 수밖에 없죠."
한 공공기관 관계자의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조각이 속도를 내면서 공공기관에도 인사 태풍이 예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5일자로 김수남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검찰총장은 감사원장, 경찰총장과 함께 법적으로 임기를 보장받지만 정권 교체기 수장의 임기는 전임 정권과 함께 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물며 공공기관장은 임기보장의 법적틀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껏 공공기관장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이른바 개국 공신들의 잔치였다. '새 대통령=새 기관장'은 공식처럼 맞아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은 내달 공공기관 경영평가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전 정부서 '낙하산 인사'로 꼽혔던 공공기관 수장들이 교체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친박계로 분류되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대표적 친박 인사로 꼽힌다.
이밖에도 임명 단계부터 친박 꼬리표가 붙었던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 홍순만 철도공사 사장도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일부 기관장들은 새정부의 코드 맞추기에 열중하고 있다. 선임된 지 얼마되지 않은 기관장들은 내심 유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의 분야별 공약을 꼼꼼하게 뜯어보며 박근혜정부에서 문재인정부로 '노선 변경'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낙하산으로 임명됐거나, 올해 재신임된 공공기관장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A공공기관장은 지난 대선때 기관과 관련된 주요 정책과 향후 과제에 관한 내용을 각 캠프에 전달했다. 일부 내용은 유력 대선후보의 공약으로 채택돼 A기관장이 일찌감치 캠프에 줄을 섰다는 뒷말이 돌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면서 '인사추천 실명제' 원칙에 따라 인사하는 방안을 약속했다. 고위 공직자나 공공기관장 인사 결정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낙하산 인사를 막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다만 여야의 정권교체가 10년 만에 이뤄진 데다가 문재인 캠프 규모까지 커 챙겨야 할 사람이 많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