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도기간 종료… 킥스 비율 '하락' 이어져삼성생명 킥스비율 193.5%… 업계 1위도 하락세한화생명 8000억원, 현대해상 9000원 후순위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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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회계제도 IFRS17의 계도기간이 2024년 연말 결산으로 종료된다. 이를 계기로 보험업계가 본격적인 신지급여력(K-ICS·킥스)비율 하락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보험사들이 서둘러 자본확충 릴레이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너도 나도 '하락'… 생보사 하락세 '뚜렷'

    IFRS17 도입과 함께 보험업계는 킥스 비율 하락의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주요 생보사의 킥스 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지난해 2분기 201.5%에서 올해 3분기 193.5%로 떨어지며 처음으로 200% 이하로 내려갔다. 한화생명(164.1%) 교보생명(222.3%, 경과조치 적용 전 170.1%)을 포함해 빅3 역시 지급여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지난해 2분기 대비 3분기 킥스 비율은 △신한라이프 231% (4.5% 하락) △동양생명 160.3% (5.9% 하락) △미래에셋생명 193.8% (4.2% 하락) 등 하락세를 기록했다.

    손보업계는 생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2분기 278.9%에서 올해 3분기 280.6%로 소폭 상승했으며 현대해상(170.1%)과 DB손보(228.8%)도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이어 △KB손보 203.7% △메리츠화재 257% △한화손보 215.8%(경과조치 전 178.2%) △NH농협손보 290.1%(경과조치 전 211.2%) 등으로 집계됐다.

    금리 인하 기조와 경기 악화는 생보사와 손보사의 킥스 비율 하락을 더욱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포인트(p) 하락하면 생보사의 킥스 비율은 평균 25%p, 손보사는 30%p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자본)을 요구자본(부채)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금리 하락 시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자산보다 더 높아 부채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자본이 감소하며 킥스 비율이 악화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연착륙 방안’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보험사는 미래에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부채로 분류하고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할인율을 활용한다. 기존에는 20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기준으로 했으나 이를 30년 만기 국고채로 확대했다.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의 정교화 역시 보험사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보험사가 고객의 보험 해지 가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도록 요구하며 보수적인 해지율을 적용함으로써 추정 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지급여력 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저해지보험의 판매 비중이 높은 보험사는 실적 악화와 함께 재무 건전성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듀레이션(기한)이 긴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금리가 하락할수록 부채가 더 크게 늘어나 킥스 비율 하락 폭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특히 중소형 생보사는 자본 확충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급여력 비율이 심각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2025년 '불확실성' 커… 자본확충 릴레이 이어진다

    2024년 연말 결산과 함께 IFRS17 계도 기간이 종료되면서 보험업계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결산을 앞두고 보험업계에 IFRS17과 관련된 사항을 충실히 반영할 것을 요구하며 감독 강화를 예고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발표한 'IFRS17 안정화 추진경과 및 향후 감독방향'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2024 연말 결산을 맞아 보험업계가 그간 검토된 사항을 철저히 반영하도록 감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단기 실적 극대화를 위해 비합리적인 회계가정을 적용했던 일부 보험사는 개정된 지도기준의 적용으로 재무상황 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보험업계는 지급여력을 안정화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해상은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6월 5000억원, 11월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이은 추가적인 조치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2일 8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교보생명도 지난해 7월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 발행은 보험사들이 킥스 비율을 높이는 주요 방법 중 하나로 자본 확충을 통해 지급여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단순히 후순위채 발행에 의존하기보다는 더 높은 차원의 리스크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K-ICS 영향분석과 보험회사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조건부 자본증권, 만기 30년 국채선물, 내부모형 적용 등 K-ICS 시행으로 활용 가능한 자본관리 방안이 확대되고 있다”며 “전체 K-ICS 비율뿐만 아니라 기본자본 지급여력 비율에 대한 기준을 제시해 가용자본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전 보험업계 각 사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반기에 추가 자본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