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고 이익률 달성… 재무구조·신용등급 전망 '긍정적'자체사업 비중·수주잔고 감소… 타분야 진출 쉽지 않을 듯
  • ▲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경제 DB
    ▲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있는 서울 용산구 소재 '아이파크몰'. ⓒ뉴데일리경제 DB


    업계 최고 영업이익률과 재무구조를 구축한 현대산업개발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변경됐다. 주택시장 호조에 따른 영업성적과 재무성과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장의 밑거름이 됐던 고마진 자체사업 비중이 감소하고, 수주잔고마저 줄어들고 있어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만 않다. 게다가 새 정부 들어 민자 토목사업 발주가 기대되긴 하지만 수주로 이어질 진 미지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산업개발 장기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황덕규 나이스신평 실장은 "채산성이 양호한 분양물량 증가로 2015~2016년 재무수치가 EBIT/매출액 등 상향조정 검토요인을 모두 충족한 점, 진행 및 예정분양 현장 특성 고려시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수준의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이 유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점, 최근 수년간 풍부한 잉여현금 유보로 예상치 못한 자금소요에 원활하게 대응 가능한 재무완충력이 확보된 점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산업개발은 1분기에 매출 8387억원, 영업이익 118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2.07배, 1.22배 수준 증가한 수치다.

    영업활동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률 경우 14.1%를 기록,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인 23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익률을 나타냈다. 23개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4.96%이며, 가장 낮은 곳은 1.23%를 기록한 삼성물산이다.

    이 같은 영업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주택현장 전반의 우수한 분양실적이 뒷받침됐다. 1분기 기준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76억원어치로, 지난해 1분기 880억원에서 79.9% 감소했다.

    또 진행 중인 주택현장 약 3만1000가구 평균 분양률이 98%를 웃돌고, 올해 분양예정인 현장들 중에는 미분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5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공사잔액 예정원가율이 85%를 하회하고 있으며, 분양예정인 자체사업 현장 중 일부는 앞서 사업용지 취득이 완료돼 우수한 채산성까지 확보한 상태다.

    영업성적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4.4%p 증가한 유동비율(187.2%)과 같은 기간 6.83%p 개선된 부채비율(82.4%)은 모두 업계 우위를 차지했다. 23개사 평균 유동비율은 119.0%이며, 부채비율은 146.0%다.

    문제는 앞으로다. 현대산업개발 주 무기인 자체사업을 꾸릴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주 무기는 고마진 자체사업으로 여겨졌다. 공공택지가 아닌 민간택지 위주 자체사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을 올릴 수 있었다. 인허가 등 주택사업 정지작업이 이미 끝난 공공택지와 달리 농지 등 민간택지를 주택사업지로 만드는 작업은 노하우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민간택지 개발사업에서의 탁월한 역량이 지금의 현대산업개발을 있게 했다.

    관건은 사업원천인 민간택지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다. 지난 정권 말부터 조성된 택지개발 중심 주택시장 위축이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계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정된 용지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 감소에 따라 장기성장에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현대산업개발도 자체사업 비중이 2015년 1분기 32.6%에서 2016년 1분기 29.1%, 2017년 1분기 21.0% 순으로 낮아졌다. 자체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도 확보도 여의치 않아 같은 기간 보유용지 규모도 2473억원, 1985억원, 1981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민자SOC 쪽으로 수주전략을 선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현대산업개발 토목사업 비중 자체가 낮아 급작스런 방향 전환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5년 1분기 토목사업 매출 비중은 9.03%였으며, 지난해에는 8.62%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는 6.55%까지 떨어졌다.

    수주잔액마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4조798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조4183억원으로 2.56% 감소했다.

    게다가 잠재 리스크로 지목되는 매출채권과 미청구공사액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의 경우 지난해보다 34.7% 증가한 6907억원이며 미청구공사는 2배 이상 높아진 223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나이스신평 측은 "회사의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과 재무안정성을 감안하면 주택경기 변동성에 대응 가능한 재무완충력의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택현장의 입주 및 분양실적과 이에 따른 이익 및 현금흐름 지표, 재무안정성의 변동 추리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