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역대급 성과급으로 성과 공유한화에어로, 현대로템은 파격적 성과급 지급LIG넥스원, 당초 작년 영업익 10% 규모 책정불만, 박탈감 고조에 자사주 10주 추가 제공
  • ▲ 방산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반으로 역대급 성과급을 책정했다. ⓒ뉴데일리DB
    ▲ 방산업체들이 호실적을 기반으로 역대급 성과급을 책정했다. ⓒ뉴데일리DB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국내 방산 업체들이 파격적인 성과급으로 임직원들과 결실을 나누고 있다. 다만 업체마다 성과급 규모에 차이가 나면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된 곳의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초 ‘기본급 710%+일시금 500만원’의 2024년도 성과급을 지급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매출액 11조2401억원, 영업이익 1조7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5%, 191.4%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국내 방산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액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는 역대급 성적이 성과급 책정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도 ‘기본급 500%+일시금 1800만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실시했다. 역시 지난해 매출액 4조3766억원, 영업이익 4566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2.0%, 117.4% 늘어난 점이 성과급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창사 후 첫 연간 매출액 4조원 시대를 열었다. 

    한화시스템도 계약 연봉의 21.6%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 2조8037억원, 영업이익 2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79.0%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방산 업계에서는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조(兆) 단위 대형 수주가 지속된 점이 ‘역대급 성과급’으로 연결됐다고 보고 있다. 

    또한 직원들의 연봉이나 부서에 따라 다르지만 현대로템의 성과급 조건이 대체적으로 수령 금액 기준으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국면으로 인해 대다수의 산업 분야에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방산 분야는 호실적을 기반으로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상황이어서 임직원들과 파격적인 수준의 성과 공유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LIG넥스원은 한화에어로, 현대로템에 비해 낮은 성과급이 책정됐다. KAI는 정확한 성과급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인당 300만~4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 ▲ LIG넥스원의 경우 직원들이 불만, 박탈감을 토로하면서 최근 자사주 10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뉴데일리DB
    ▲ LIG넥스원의 경우 직원들이 불만, 박탈감을 토로하면서 최근 자사주 10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뉴데일리DB
    특히 LIG넥스원의 경우 성과급을 두고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당초 LIG넥스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매출액 3조2763억원, 영업이익 22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1.9%, 23.3% 늘어난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고 수주 잔고도 20조원을 넘겼다. 

    하지만 성과급 총 규모는 2298억원의 10%인 약 230억원이며, 1인당 기본급의 10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 책정 시 고정 초과근무수당(OT)을 제외한 기본급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1인당 성과급 실수령액은 월급의 90% 규모라는 것이다.

    이에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화에어로, 현대로템의 성과급 조건과 비교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토로했다.  

    LIG넥스원 측은 “방산 분야 호황으로 인해 임직원 수가 기존 3000명에서 5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했다”면서 “회사의 인적 규모가 확대되면서 성과급 규모가 직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역대급 실적에도 신익현 대표가 최근 내부 간담회에서 ‘비상경영’을 언급했고 직원들이 이를 ‘구조조정’ 또는 ‘인력 감축’으로 받아들이면서 내부 갈등이 고조됐다.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노조 지회장이 탄핵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결국 LIG넥스원은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임직원 격려를 위해 1인당 자사주 10주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총 158억6500만원 규모의 자사주 5만930주를 오는 7월 22일까지 처분하기로 의결했다. 처분 가격은 이사회 결의의 전날인 이달 22일 종가 기준 주당 31만1500원이며, 직원들은 총 311만5000원(10주) 상당의 주식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 업체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성과급 기대치가 높다”며 “젊은 직원들이 타사와 비교하며 성과급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